김종호 논설고문

‘때 늦은 저녁/ 좀 이른 새벽 언제쯤/ 나도 날 모르는 날들을 돌아보네/ 수많은 결핍 또/ 메마른 자유로움/ 그것들로부터 난 벗어나고 싶어’. 싱어송라이터 김필(34)이 데뷔 8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발표한 ‘yours, sincerely’에 담긴 노래 ‘결핍’ 시작 부분이다. 앨범의 8곡 중 타이틀 곡인 ‘변명’엔 이런 대목도 있다. ‘때론 널 담고 싶어서/ 때론 내가 아니길 바래/ 때론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저 행복 안에 살길 바래/ 그 언젠가 네 손을 잡고/ 진심을 말해 주길 바래/ 이렇게/ until we die/ until we live/ until we free/ together together’. 앨범 이름은 영문(英文) 편지 마지막에 적는 문구다. 자신의 노래가 ‘가까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듯이 터놓고 하는 이야기인 셈이어서 평소에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2011년에 오근탁과 공동 작사·작곡한 ‘바보같이 또 울어요’로 데뷔한 뒤로, 거의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해 불러온 그의 다른 노래도 다 그런 식이다. ‘현실과 꿈 어디에 절망과 희망/ 그 어디쯤에서 서 있는 나/ 나를 찾아서 시간의 흐름에 몸 던져 난’ 하는 ‘Dreamer’도, ‘움츠러든 마음도/ 굳어버린 마음도/ 겨울이 지나면 늘 봄이 오듯이/ 난 나아갈 수 있어’ 하는 ‘목소리’도 그렇다. ‘오늘은 유난히 해가 좋아서/ 미뤄둔 빨래를 하려던 맘 금세 접고서/ 널브러진 옷을 챙겨 입고/ 뚜벅뚜벅 이 방을 나서네’ 하는 ‘성북동’을 비롯해, 록발라드 또는 포크록으로 분류되는 ‘사랑 하나’ ‘광대’ 등 다른 노래도 마찬가지다. 성재희가 부른 ‘보슬비 오는 거리’ 등을 남긴 작곡가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트럼펫 연주자였던 고(故) 김인배의 외손자인 그는 ‘음색 남신(男神)’으로도 불린다. 가수 이승철은 그를 “날카롭지만 투명하고 깨끗한 고드름 같은 보컬”이라고도 표현한다.

“내 음악이 위로가 된다고, 힘이 된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는 뿌듯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든지 정말 단 한 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나는 무척 행복할 것 같다”는 김필이 정규 1집을 기념하는 전국 순회공연 ‘Colours’를 진행 중이다.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오는 29일 예정이던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연기돼 4월 4일 열린다. 그때까지 앨범을 통해 들어도 모두 ‘역시 김필’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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