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 나라가 난리다. 17개 광역시도에 다 퍼져 27일 현재 확진자만 1600명에 육박했고, 12명이 사망했다. 전 국민이 공포에 빠져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등 일상생활 패턴도 크게 바뀌었다.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실정 탓으로 안 그래도 얼어붙은 경제는 치명타를 맞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돼 상당수 국가로부터 한국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당하고, 심지어 중국에서 승객 격리라는 조롱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통화하면서 “중국의 어려움이 한국의 어려움”이라고 얘기했는데, 결국 코로나바이러스를 나눠 가진 운명공동체가 되고 말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데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안일하게 낙관하고 계속 몇 박자 늦은 뒷북 대응을 계속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 직전인 1월 23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봉쇄령을 내린 뒤에도 손 놓고 있다가 무려 12일이나 지난 2월 4일이 돼서야 후베이성 입국자만 차단했다. 우한 봉쇄령을 내렸을 땐 이미 500만 명 이상이 우한을 빠져나간 뒤로 중국 당국의 조처도 전형적인 ‘뒷북’인데, 우리 정부는 그보다도 한참 더 늦게 움직인 것이다. 사태 초기부터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은 중국 전 지역에 대해 입국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팬데믹’ 조짐이 보이는 지금까지도 오불관언이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모기 잡겠다는 식이다. 더 문제는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낙관론을 심어줘 결과적으로 긴장의 끈을 놔버리도록 부추긴 격이 됐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제계 간담회에서 “방역 관리는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고 말했다. 21일엔 내수·소비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 또한 국민과 정부 당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은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팀을 지난 20일 청와대로 불러 한 ‘짜파구리 오찬’이다. 이날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했고, 대구의 신천지교회와 경북 청도군의 대남병원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이날 하루에만 확진자가 전날까지 누진자(51명)보다 많은 58명 발생해 전체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하는 등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기는커녕 ‘기생충’ 팀과 오찬을 즐기며 파안대소하는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많은 국민의 염장을 지르는 동시에 ‘도대체 왜 저러지?’하는 궁금증까지 낳았다. 대통령과 참모진의 무능력과 공감능력 부족을 넘어 정무감각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었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때인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조적조’(조국의 적은 과거의 조국).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남들을 비판했던 말들이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와 비수로 꽂히는 상황을 빗댄 말인데, ‘문적문’도 과히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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