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설교 녹취록 나오고
홍콩언론도 “정기모임” 보도

부산에 ‘우한 관리’ 조직 있어
영남권 대량발병 연관성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특정 종교인 신천지 내에서만 단 8일 만에 833명(26일 오후 8시 기준)이나 감염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천지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비밀리에 포교 활동을 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신천지 교인들이 지난해 11월∼올 1월 사이에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노출돼 이미 내부에 장기간 감염이 확산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유튜브 채널인 ‘종말론사무소’는 ‘신천지 지도부의 구속수사를 요청합니다’라는 영상에서 신천지 부산 야고보 지파장이 “우한에 우리 교회가 있는데 1명도 안 걸렸다”고 설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부산 야고보 지파는 신천지 12지파 중 하나로 중국 우한 등 해외 지부를 관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 내 신천지교회가 2년 전에 다 폐쇄가 돼서 이미 교회가 없어졌다”는 신천지 측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우한 교회에서 지난해 12월까지 신천지 신도 수백 명이 모이는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져왔다고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우한의 신천지 교인은 약 200명이며, 이들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깨달은 후에야 모임을 중단했다. 이는 우한에 있던 신도들 중 일부라도 한국으로 들어왔다면 대구·경북 지역 집단감염을 설명할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특히 우한 교회를 관리하는 신천지 조직은 부산 지파로 영남권 집단 발병과 무관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인데 중국 정부가 발병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은 한 달 후인 12월이다. 우한 신천지 교회가 활동하는 시기와도 겹쳐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기간 중 신천지 교인들 사이에서 자각하지 못한 전파 사례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도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에서는 이미 두 차례 변곡점이 있었다. 집단 감염의 첫 기폭제가 된 31번 확진자는 증상 발생 전후 대구 신천지 교회를 네 차례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31번 확진자가 2·3차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초 ‘감염원’이라는 판단은 유보한 상태다. 좁은 장소에 많은 이들이 몰리는 예배 공간의 물리적 환경이 대규모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꼽히면서 지난 21일부터 확진자가 다시 한 번 가파르게 폭증했다. 23일 경기 용인시 첫 번째 확진자 20대 여성의 경우 지난달 말 대구 본가를 방문한 전후 39도로 열이 나자 집에서만 머무르다 증상이 사라진 28일부터 용인시 기흥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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