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흡연 부스 안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흡연자들로 빼곡하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흡연 부스 안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흡연자들로 빼곡하다.
중국·일본인 등 외국관광객도
감염 위험 의식없이 담배 피워


“흡연 부스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흡연 습관을 지속해 왔는데, 섬뜩한 기분이 드네요.”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흡연 부스 안은 마치 만원 버스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막 담배를 피우고 나온 직장인 박모(43) 씨에게 흡연 부스에서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묻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있는데, 정작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로 꽉 차 있는 흡연 부스는 간과하고 있었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전국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의 일상생활 속 작은 부주의가 감염병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문화일보가 서울 시내를 둘러본 결과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로 붐비는 흡연 부스 안에서 거리낌 없이 침을 뱉는 사람, 다수가 함께 먹는 국물 요리에 국자와 앞접시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숟가락을 넣고 음식을 떠먹는 사람, 공중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뒤 손을 씻지 않고 바로 나가는 사람 등이 적지 않았다.

이날 4∼5평(13.2∼16.5㎡) 규모로 보이는 명동의 흡연 부스 안에는 인근 직장인들과 중국·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몸을 바짝 밀착시킨 채 마스크를 벗고 연신 담배 연기를 뿜었다. 일부 사람은 담배를 다 피우고 난 뒤에도 마스크를 벗은 채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흡연 부스 특성상 일부 출입구 외에 공간이 밀폐됐지만,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흡연 중 쓰레기통에 연신 침을 뱉는 사람도 쉽게 눈에 띄었다. 부스 안팎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주의를 당부하는 어떠한 게시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한 대형 백화점 근처에 위치한 흡연 부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26일 저녁 시간 강남역 인근 식당과 술집에서는 전골이나 찌개 등을 먹는 손님들이 한 냄비에 함께 숟가락을 넣고 바로 음식을 떠먹는 광경이 종종 목격됐다. 한 일행에 코로나19가 비말(침)로 전염되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습관대로 음식을 먹다 보니 요즘 시국에 미처 위험한 행동인지 인지하지 못했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강남역과 논현역 등 주요 지하철역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 중에는 용변을 보고 손도 씻지 않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아직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 옷소매로 입을 가리지 않고 공중에 바로 기침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