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태극기 집회’ 주도 단체에 기부금을 보낸 시민들의 계좌를 경찰이 뒤지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탄핵 이후 꾸준히 이어진 태극기 집회는 지난해 조국 사태를 계기로 급속히 커졌다. 특히, 10월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및 구속’을 내걸고 제1야당까지 참여한 광화문 집회에는 수십만 명이 운집했고, 보수 단체들에 대한 자발적 기부도 크게 늘었다. 한기총 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 등이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지금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최근 범투본의 소액 후원자까지 파악해 무더기로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한다. 1만∼2만 원을 보낸 사람까지 포함해 수천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친문 성향의 단체가 전 목사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기부’ 성격 규명을 위해 합법적으로 계좌 추적에 나섰다는 것이다.

모금이 불법인지, 전 목사 측 주장처럼 ‘교회 헌금’인지 성격 규명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금 총액과 사용처 등을 통해 밝힐 수 있다. 범투본은 교회 명의 계좌를 사용하고, 신도가 아닌 사람도 헌금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자 추적은 다른 불법 혐의가 뚜렷한 경우에 국한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경찰은 ‘포괄 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명백한 과잉 법 집행이다. 조국 일가 수사 때 법원이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대부분 기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기부자들에게 집회 참석 이유까지 캐물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에 기부하는 사람을 압박하기 위한 불법적 사찰(査察)과 공권력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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