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았을 땐 조금 일찍 도착
호스트도 시간 전 준비 마쳐야
연소자·남성이 먼저 오면 좋아
비즈니스 땐 절대 늦어선 안돼


유학 시절 때의 일이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서울에서 알게 된 프랑스 부부가 집으로 초대했다. 오후 8시에 오라는 얘기를 듣고 저녁 식사하러 오라는 것인지, 식사 후 차 한잔하자고 초대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떤 모임인지 묻는 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전제일주의’로 저녁을 먹고 갔다. 문제는 도착하는 순간부터 일어났다. 내가 첫 번째로 도착했다. 한국식으로는 정시에 도착하면 그래도 몇 명은 와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 저녁을 먹고 온 사람은 나 혼자였다. 유학 초기라 프랑스인들이 저녁을 늦게 먹는다는 사실도, 집으로 초대하면 10분 남짓 늦게 도착하는 것이 예의인 줄도 몰랐을 때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 문화와 달리 초대를 받으면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 부임한 서구의 대사들이 부임 초기에는 정시에 임박해 리셉션이나 디너 장소에 도착하다가, 요즈음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오는 한국인들의 문화를 고려해 미리 간다는 얘기도 종종 들은 바 있다.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상대방을 그만큼 존중한다는 뜻이다. 손님을 초대했을 때는 호스트는 모든 준비를 약속 시간 전에 마치고 기다려야 한다. 손님이 도착하기 시작했는데도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면 큰 결례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오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은 미리 도착해 기다리는 것이 예의다. 젊은 사람이 연장자를 만날 때는 젊은 사람이 미리 약속 장소에 와 있는 게 좋다. 남성과 여성이 만날 때는 남성이 미리 와 있는 게 좋다. 연극이나 연주회에서 만나기로 했을 때는 초청자는 물론 초대받은 사람들도 공연이나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와 있어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 약속 시간은 절대 늦어서는 안 된다. 예의 차원을 떠나 비즈니스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동안 매주 써 온 ‘올어바웃매너’의 마지막 글이라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폐를 끼치지 않으며 상대를 존중하는 에티켓의 기본 정신을 되새기다 보니 문득 유명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필자는 매너가 그 사람의 격을 나타내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자신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떠한 행동도 예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존경받기 어렵다고 이해됐다. 이와 함께 헤밍웨이의 “타인보다 낫다고 해서 고결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나 자신보다 나아야 진정 고결한 것이다”라는 말도 새겨봐야 할 말이다. <끝>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CICI)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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