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 日 5만건 이상 검사 가능
시약, 수입의존… 수급불안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빠른 진단을 위한 진단키트는 충분하지만, 수입에 의존하는 시약 공급에 따라 늘어나는 검사 물량을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일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유전학적 방법에 의한 검사와 면역학적 방법에 의한 검사 등으로 나뉘며, 국내에는 각각 이 같은 방법을 채택한 2개 정도 업체씩이 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진단키트는 약품으로 분류돼 있다가 몇 해 전 의료기기로 분류됐다.

이들 업체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직전 중국에서 발생했을 때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 현재는 하루 5만 건 이상 검사가 가능한 만큼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발 빠르게 진단키트 연구와 생산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도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이 일찍 밝혀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국내 진단키트 업체에 긴급사용승인허가 조치를 내리면서 진단키트 부족 사태 방지에 나섰다. 긴급사용승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평균 12개월은 걸리는 감염병 체외진단 제품 허가를 정식 허가 없이 한시적으로 사용을 승인하는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진단키트 생산 업체로는 유전자 진단시약 기업 씨젠과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이 있다. 여기에 현재까지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하고 사용승인을 신청한 업체만도 30여 곳에 이른다. 이들 4개 업체가 1주일에 생산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모두 1만4000여 개로, 4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분량이다. 가격은 업계가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개당 1만5000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는 2∼6시간이 걸린다. 이들 업체는 추가 주문이 들어와도 현재보다 3배까지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진단을 위해 키트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시약이다. 진단시약은 세계 1위의 바이오 제약사인 스위스 다국적 기업 ‘로슈’ 제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슈가 중국에 긴급물량을 공급하는 탓에 국내 시약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진단검사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진단키트는 넘쳐나는데 진단 검사에 필요한 시약 수급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일 브리핑에서 “진단키트는 일단 문제가 전혀 없지만, 로슈의 진단 시약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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