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파에 집단감염 우려
접촉 최소화 위한 대책 필요
그마저 금방 품절… 헛걸음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마스크 공적 물량을 크게 확충하겠다고 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서울의 약국과 하나로마트 등에선 평일 오전부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허탕 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여전했다. 대구 등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지역에선 오전부터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우체국마다 길게 줄을 서면서 또 다른 집단 감염을 유발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종로·서대문구 일대 약국들과 하나로마트에선 KF(Korea Filter) 마스크를 아예 찾을 수가 없었다. ‘마스크 아직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여진 서대문역 인근 한 약국의 약사 A 씨는 “언제 공적 마스크 물량이 들어올지 모른다”면서 “하루에도 100명이 넘게 문의하고 있는데 같은 답밖에 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다른 약국의 약사 B 씨는 “공적 마스크뿐 아니라 다른 마스크도 없고, 내가 쓸 것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들어온 물량은 수십 분이면 동이 나 헛걸음을 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종로1가의 약국 약사 C 씨는 “오전에 100장이 들어왔는데 금세 다 나갔다”면서 “KF 마스크는 다 나갔고, 면마스크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약국마다 마스크 구입을 문의했다가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2~3명씩 보였다.
대구 등에선 이날 오전 11시부터 우체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른 오전부터 우체국 앞에서 긴 줄이 늘어섰다. 대구 지역 맘카페에선 각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고 있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왔다. 이날 오전 8시 10분쯤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오전 6시에 주변 편의점, 마트를 돌고 현재 우체국 앞에 줄 서 있다”면서 “100명 정도 모인 것 같다. 건물 뒤편까지 길게 서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작성자는 “모든 우체국마다 줄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마스크가 필수품인 폐질환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폐암 환자와 가족, 보호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마스크 구매 방법을 묻고 구매처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약국과 우체국 등 공적 유통망을 고집하기보다 민관 협력을 통해 배송망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소비자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을 공적 판매처에 포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마스크 문제에 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어린이용 방역 마스크 22만여 장을 보관하고 있던 성동구 소재 한 업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정부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위반했는지 확인 중에 있다”며 “마스크를 시중에 유통하도록 한 권고를 해당 업체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마스크 매점매석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8명을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마스크 관련 수사와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얌체 상인들’의 상술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공적 물량이 풀리는 시점에 맞춰 ‘저가 마스크’를 내세우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개당 1000원에 공적 유통망 마스크 공급에 나서자 그간 비축해둔 물량을 도매상인들이 시장에 풀면서 온라인상에선 “돈 벌 생각 없이 개당 2200원에 판매한다”며 “(1회 구매 시) 200개 이상부터 구매 가능하다”는 식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판매자는 판매 조건을 낮춰 “100장부터 거래 가능하고 개당 1800원”이라는 식으로 판매 경쟁을 벌이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김수현·서종민·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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