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탈레반 죄수
석방 약속 한 적 없다” 발언
美 입장에 부정적 견해 표명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18년간의 유혈충돌을 끝맺기 위해 역사적 평화합의를 체결했지만, 순조로운 이행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평화합의 다음 날 미국이 언급한 아프간의 탈레반 죄수 석방에 대해 “약속한 적 없다”고 발언하는 등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1일 BBC 등에 따르면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합의 협상에서 배제된 아프간 정부는 미국이 약속한 탈레반 죄수 석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가니 대통령은 이날 “이는 미국의 권한이 아니라 아프간 국민의 권한이자 의지에 관한 것”이라며 “이는 향후 아프간 내 당사자 간 대화 의제에 포함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탈레반 합의 이후 본격화될 아프간 내 여러 정파 간 권력 조정·신뢰 회복 등이 뒤따라야 실질적인 평화가 구축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국과 탈레반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협상에서 3월 10일까지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000명과 탈레반에 잡힌 아프간군 1000명을 교환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1만여 명의 탈레반 포로가 잡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 측간 평화합의가 지켜진다면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후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는 탈레반을 축출하면서 벌어진 18여 년 간의 갈등이 끝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합의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국제동맹군을 14개월 내에 철군하기로 했다. 미국은 합의 이행 1단계로 135일 이내에 아프간 주둔 병력을 1만2000여 명에서 8600명까지 줄일 예정이다. 대신 탈레반은 극단주의 조직 알카에다 지원을 중단하고, 이들이 아프간 내 미국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미국은 “해외에서 벌인 가장 긴 전쟁이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입장이지만 언제든 한쪽의 위반에 의해 좌초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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