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등 잇단 악재에 고민
지연될수록 업계 악영향 판단

HDC는 4000억원 유상 증자
아시아나 인수자금 마련 나서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가 극심한 실적 악화에 허덕이면서 ‘실사 기간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도 했지만, 실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수 철회설이 확산할 수 있어 더 이상 결정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2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최종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결과는 공시를 통해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말 우선협상 대상 기간이 만료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지난달 28일부터 주말 늦게까지 회의를 거듭했고 이날 오전까지 임원회의를 진행했다”며 “그만큼 고민이 깊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협상 지연이 양 항공사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 측이 실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수 철회설이 확산하고 있고 항공 업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 더는 결정을 미루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합의한 695억 원보다는 낮은 금액에서 도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공급 과잉으로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매듭됨에 따라 일단 구조 개편의 서막은 울렸다는 평가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오는 5~6일 청약을 진행하는 등 4000억 원(2196만9110주) 유상증자에 나선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건설 업황 전망이 어두워진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이라 실탄 조달이 힘겨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80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달 들어 진행해온 아시아나항공의 14개 계열사 대표와 임원 면담을 최근 돌연 중단, 인수 작업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와 관련 HDC현산 관계자는 “4월 말을 목표로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맞지만, 인수 포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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