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GNI 4.1% 감소
GDP디플레이터 20년만에 최저
반도체 등 주요수출품 가격하락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전년 대비 4.1% 하락한 것은 저성장, 저물가 등이 지속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까지 가세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초 글로벌 경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중 무역분쟁이 잠정 해소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다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월 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 같은 낙관적인 기대는 순식간에 장기 불황 진입, ‘디플레이션(장기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로 바뀌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인당 GNI는 3만2047달러로 1년 전과 견줘 4.1% 감소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수출 주요 품목 가격 하락 등 교역 조건 악화와 환율이 1인당 GNI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요인은 환율이다. 명목 GNI를 인구로 나눈 뒤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하는 1인당 GNI 특성상 환율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연평균 5.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영향을 끼친 것은 반도체로 지목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질 GDP 성장률로 나눈 GDP디플레이터는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낸다. 이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1999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0%대에 머물렀다.

저성장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 대비 2.0%로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입에 힘입어 겨우 2%대에 올라섰다. 올해 경기 상황이 다소 나아지는 듯했으나 곧바로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한은은 최근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우리나라 성장률을 2.0%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가격 회복 역시 지연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적어도 1분기에는 성장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추경) 여력도 사라져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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