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찬반투표 개입설
오스트리아 정부 사업권 관여
佛대선때 후보 캠프 해킹 시도


세계 각국의 선거에 개입해 자국에 유리한 정치 구도를 구축하려는 러시아의 ‘검은손’은 유럽에도 뻗치고 있다.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모두 지난해 ‘러시아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총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러시아 개입설로 발칵 뒤집혔다. BBC 등 영국 언론보도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영국 하원 정보보안위원회가 10월 총리실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 2017년 총선 등에 개입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 개입설을 부인하고 보고서 공개를 총선 후로 늦추면서 야당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정치적 후폭풍이 뒤따랐다. 이어 12월에는 러시아와 연관된 SNS 계정이 영국 정부의 기밀 문서를 온라인에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나 정부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발 폭풍에 아직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해 5월 부총리가 러시아 측 관계자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대신 정부 사업권 등 이권을 넘겨주기로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극우 성향 자유당 대표직도 맡고 있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가 총선 수개월 전 러시아 신흥재벌의 측근에게 이권을 약속하는 동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립정부가 붕괴됐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당시 총리도 연방 하원의 불신임 투표 가결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뒤이어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러시아 측이 여론 조작을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선거 다음 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러시아 측이 지속적으로 투표율을 낮추고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려 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이 퍼트린 가짜뉴스에는 EU의 민주적 정당성 부정에서부터 이민자 문제 등의 논쟁거리를 악용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도 러시아의 각종 개입 시도에 휘말렸다. 러시아는 자국과 대립각을 세워 온 에마뉘엘 마크롱 당시 대선후보(현 대통령)를 낙마시키고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 캠프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는가 하면 가짜 여론조사 결과를 자국 언론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현지 언론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대선캠프를 해킹했던 러시아 해커 조직 ‘폰 스톰’이 마크롱 캠프를 해킹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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