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주상복합건물 등
특정장소 중심 집단발병 증가

지역 산재된 감염원 못잡으면
팬데믹·방역망 붕괴도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신천지 대구교회 등 주요 발원지 외에 전국 곳곳에서 연일 속출하면서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병 양상이 방역 당국이 우려하던 병원 감염과 학원, 교도소, 군대, 요양원 등 불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감염원 확산으로 나타나면서 감염원 차단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천지발 감염원 차단도 문제지만 전국 곳곳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고 있는 지역감염원을 제압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의 고삐를 잡지 못하고 결국 전국 방역망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역촌역 일대에 수도방위사령부 219연대의 지원 차량이 투입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역촌역 일대에 수도방위사령부 219연대의 지원 차량이 투입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4일 정부는 신천지 전체 신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증상 유무 조사를 99%가량 완료한 가운데 대구 진단검사 우선순위를 신천지 신도에서 일반 시민으로 변경했다. 이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일정 수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일반 대구시민에 대한 검사를 확대해 조기에 환자를 찾아내겠다는 취지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슈퍼 전파’ 사건이 있었던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우선 실시됐다. 이는 신천지와 관련 없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진단검사가 집중된 신천지 외 다른 요인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이 차단돼야 확산세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확진 환자 감염경로별 집계(3일 0시 기준)를 보면 전체 확진자 중 약 56.1%가 신천지와 관련됐고 나머지는 43.9%다. 전날 0시 기준과 비교하면 신천지와 관련 없는 환자는 1.3%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확진자 90%가 집중된 대구·경북 외에 전국 각지에서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한 집단 발병 사례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집단 발병은 지역별 확진자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온 곳은 서울이다. 서울 지역 환자가 늘어난 데는 은평성모병원(14명)과 성동구 주상복합건물(12명) 집단 발병이 연관됐다.

확산 경로도 경기, 충남, 부산 등으로 다양해졌다. 지난 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생명샘교회에서는 초등학생 1명이 포함된 교인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원시는 이날 생명샘교회 교인 전수조사에 들어갔으며 교회는 사과문을 게시하고 자진 폐쇄했다. 확진자 74명이 쏟아져나온 충남 천안에서는 줌바 댄스 교습소가 진원지가 됐다. 천안시 역학조사 결과 환자 68명이 줌바 댄스 수강생, 가족, 지인 등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 여고생이 학원 강사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돼 학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지난달 말부터는 중국 유학생과 영유아, 군인 확진 등 우려하던 변수도 돌출하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생후 45일 된 아기가 확진을 받은 것을 비롯해 부산 수영구 유치원에서는 7세 어린이 확진자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군이 8270명(2일 기준)을 격리한 가운데 3일 군 확진자도 전날 28명에서 31명으로 늘었다. 한 보건전문가는 “신천지 신도 여부를 떠나 고위험군부터 우선 검사하면 확진자 폭증 가능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사회 2차, 3차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하면 팬데믹(대유행)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우려와 달리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앞으로 2∼3일 내에 조금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면서 낙관론을 내비쳤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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