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기 266명 졸업·임관식

“우리 육군사관학교(육사) 76기 동기들은 가장 험하고 척박한 곳에서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는, 강하고 정의로운 칼과 방패가 되겠습니다.”

5일 서울 공릉동 육사 연병장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육사 76기 266명 졸업 및 임관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나호선(22·사진) 여군 소위는 “충성과 헌신의 마음가짐으로 최일선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싸워 이기는 육군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는 군인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육사 여군 수석’ 영예를 차지한 나 소위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76기 266명 중 여군은 25명에 불과하지만, 여군은 지난 2012년 육사 개교 이래 처음으로 수석을 배출했다. 작년에 이어 ‘육사 여군 수석’이 연속으로 나왔다.

나 소위 외에도 올해 육사 졸업식에서는 여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나 소위를 포함해 김태은(22) 소위가 합참의장상, 강혜미(24) 소위가 학교장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주요 수상자 7명 중 여군 소위가 3개를 차지했다. 모범 사관생도에게 수여되는 ‘재구상’을 수상한 천지원(23) 여군 소위는 2018년 당시 생도로서는 최초로 ‘육군 최정예 300전투원’에 선발돼 황금 베레모를 받기도 했다. 최서영(24) 여군 소위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고 최규경)와 육사 동문인 아버지 최봉석(49·육사 49기) 중령에 이어 3대째 군인가족이 됐다. 최 소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걸어오신 위국헌신의 길을 묵묵히 따라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색 졸업생도 많다. 정거목(23) 소위는 2019년 제35회 서울특별시회장배 유도대회 73㎏급 우승과 최우수 선수상을 받는 등 4년간 총 12개의 메달(금메달 4, 은메달 2, 동메달 6)을 획득했으며, 윤성현(22) 소위는 미국 육사가 개최하는 ‘샌드허스트 경연대회(Sandhurst Competition)’에 3년 연속 참가했다. 박희철(22) 소위는 생도 생활 4년간 62회를 비롯해 총 79회의 헌혈을 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 금장을 수상한 ‘헌혈왕’이다.

이 밖에 국무총리상은 전해광(22) 소위, 국방부장관상은 김주한(22) 소위, 연합사령관상은 홍양표(24) 소위, 육군참모총장상은 김상경(22) 소위 등이 각각 차지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