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기피현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자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가 시내버스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시민들은 감염 걱정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시내버스 승객이 주말에 50%, 주중에는 30%가량이 줄자 지난달 26일부터 시내버스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하루 145개 노선 2377대 운행에서 88개 노선 2215대로 162대(7%)를 줄였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는 현재도 승객이 계속 줄어 오는 9일부터는 2차 감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마을버스조합도 마을버스 이용객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격감하고 있다며 ‘마을버스 운영 긴급지원’을 부산시에 건의하고, 승객 감소에 따른 마을버스 감축 운행도 요구했다. 경남 창원에서도 시내버스 업계가 승객이 53%가량 감소했다며 일부 노선에 대해 감축 운행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시도 대중교통 기피현상으로 시내버스 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감축 운행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울산의 경우 첫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2월 23일부터 시내버스 승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이 감소, 시내버스 업계의 하루 수입이 1억3000만 원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이달부터 시내버스 운행을 출근 시간대는 종전보다 6% 줄인 데 이어, 승객이 분산되는 오후에 추가로 20%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민 이모(여·52) 씨는 “코로나 때문에 하루 종일 불안한데, 시내버스마저도 제대로 타지 못하게 돼 서민들만 살기 어려운 세상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코로나 영향으로 시내버스 이용객이 줄어들자 당초 2월까지였던 ‘시내버스 방학 감차’ 기간을 오는 8일까지로 연장하고, 이후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감축 운행을 연장할 계획이다. 올 2월 광주지역 시내버스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30만20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만6347명에 비해 27% 줄었다. 울산 = 곽시열·부산 = 김기현 기자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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