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17명 자원…23명 추가
“방호복 때문에 물도 못마셔요”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이 대구에 도움이 될까 싶어 한달음에 내려왔어요.”
‘메르스 전사’였던 A 씨는 지난 2일부터 대구 남구 대명4동에 있는 대구가톨릭대 병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관리병동’에서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다. 간호사 경력 7년 차인 그는 제약회사 이직을 준비하던 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의료봉사를 지원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폭증하는 확진자들과 대구시의사회의 절박한 호소를 보면서 한 치 망설임도 없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병원에 A 씨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지원 나온 간호사들은 모두 17명이다. 대구시는 조만간 이곳에 간호사 23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대구는 매일매일 ‘고비’다. 6일 0시 기준 확진자만 4693명, 입원 대기 환자만 2000명이 넘는다. 확진자 수에 비해 병상과 의료진은 절대 부족하다. 대구가톨릭대 병원은 대구시 요청으로 지난 2월 26일부터 125병상 규모로 확진자 관리병동을 운영 중이다. 6일 현재 음압 중환자실과 경증환자 관리 병동 등에서 확진자 93명이 치료받고 있다. 확진자 관리병동에서 일하는 대구가톨릭대 병원 간호사 B 씨는 “평소보다 5배 더 힘들다”며 “무거운 양압 보조기를 착용하면 허리도 아프고 생리 현상 해결도 쉽지 않아 아예 물이나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중·삼중으로 온몸을 차단하는 레벨 D 방호복 무게는 보호장비 탈착에 따라 3㎏ 안팎이다. 의료진은 겹겹이 입는 방호복으로 인해 손이 더뎌져 애를 먹으면서도 환자를 돌보는 데 차질을 빚을까 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의료 현장은 연대와 배려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대구가톨릭대에는 작게는 시민들이 보내는 생필품과 음식에서부터, 크게는 기부금과 방호복, 보호장비 등이 밀려들고 있다. 2월 27일에는 수도권 한 독지가가 대구가톨릭대 의료진을 위해 써달라며 5000만 원을 기부했다. 또 다른 기부자는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며 빵이 가득 담긴 상자를 보냈다. 병원 방역은 일반 직원들 몫이다. 2월 20일 확진자가 발생해 일부 일반 병동과 응급센터가 폐쇄되자 사흘 후인 일요일에 교직원 170여 명이 방역을 위해 모였다. 이들은 방역 복장을 갖춰 입고 진료실, 대기실, 간호사실, 병실 등 각자 배정받은 장소와 병원 구석구석을 소독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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