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구銀 또 시한연기 요청
신한은행, 수용여부 놓고 논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에 대해 은행들의 수용 여부가 제각각으로 엇갈리면서, 당초 무리한 조정으로 오히려 혼란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4개 기업에 대한 배상안을 권고한 은행 중 하나은행과 대구은행이 또다시 결정 시한 연기를 요청했다. 이미 두 번의 연기를 통해 결정 시한이 6일로 미뤄졌던 상황에서 이번이 세 번째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정 시한 연기에 정해진 횟수 제한은 없다”면서 “이들 은행의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일정에 따라 이달 말까지 시한 연기를 요청해 왔기 때문에 시한이 더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분조위는 앞서 지난해 12월 12일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6곳을 상대로 △신한은행 150억 원 △우리은행 42억 원 △산업은행 28억 원 △하나은행 18억 원 △대구은행 11억 원 △씨티은행 6억 원 등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키코 분쟁조정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이나 거부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하나은행과 대구은행처럼 시한 연기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 한국씨티은행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권고한 4개 기업에 대한 6개 은행의 배상 권고 중 일성하이스코에 대해 수용 거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기업 중 금감원이 제시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검토 후 법원 판결에 미뤄 보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상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일부 수용 가성도 열어뒀다. 4개 기업 중 일성하이스코에만 관련이 있는 KDB 산업은행도 배상안 수용을 거부했다. 산업은행은 법률자문 등을 거쳤으나 금감원 권고는 수용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수용 입장을 밝히고 지난달 42억 원에 대한 배상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11년을 끌어온 키코 분쟁에 대해 ‘종지부’를 찍는 듯했던 분쟁조정은 은행들이 각기 다른 결정을 내리면서 혼란만 더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고 법적 소멸시효(10년)도 지나서 수용하지 않는 은행들을 강제할 근거도 찾기 어렵다. 은행권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임 우려와 함께 나쁜 선례가 될 우려도 있어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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