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참가 않고 관광객 줄자
MWC·밀라노 패션쇼 등 취소
IOC “올림픽 열릴것” 밝혔지만
강행여부 놓고 도박업체도 등장
개최 무산땐 ‘65조원 손실’ 추정
美가 초청했던 아세안정상회의
美행정부 “나중에 만나자” 퇴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수많은 국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쇼는 결국 취소됐고, 최대 축제인 베네치아 카니발은 축소됐다. 수많은 관광객이 여행을 꺼리고 있는 데다 각국의 여행제한 조치로 인해 행사를 강행하더라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한편에서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어떻게든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관계자들이 9일 현재까지도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유럽 내 축제 상당수 취소, 기업은 회의 연기 = BBC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 양대 도서박람회 중 하나인 영국 런던 북페어는 당초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가 취소됐다. 주최 측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범람으로 많은 사람이 참가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영국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는 입장에서 행사를 주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주최 측은 “오는 2021년 그 어느 때보다도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런던 북페어 취소 이전에도 2월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자기기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도 취소된 바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2월 25일까지였던 카니발을 23일까지 축소 운영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본사 회의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성명을 통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5월 예정했던 개발자회의 ‘IO 이벤트’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5월 5∼6일 개최키로 했던 ‘F8’ 개발자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클라우드 보안 회사 옥타 역시 오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옥테인’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연을 예정했던 팝스타들도 줄줄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머라이어 케리는 10일 예정됐던 하와이 콘서트를 11월로 연기했다. 영국의 유명 래퍼 스톰지 또한 이달 말부터 4월까지 예정된 아시아투어를 11월로 옮겼다. 중국 상하이(上海), 싱가포르, 한국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R&B 가수 칼리지도 한국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방탄소년단(BTS) 등의 한류스타들도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닫힌 국경에 글로벌 행사 점점 더 어려워져 = 글로벌 이벤트의 잇단 취소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이기도 하지만, 실제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국경 이동에 제약이 커 정상적인 일정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중국, 홍콩, 마카오, 한국 등을 방문했던 자국민들에게 자가격리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들 국가로부터 찾아올 방문객들도 움직일 수 없으며, 이들 국가를 방문한 사람들도 한동안 자국 내 활동을 제한받게 된다.
정치적 이벤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지난 5일 예정됐던 공산당 최대 정치적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연기했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상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당초 미국 행정부의 초청에 의해 성사된 자리였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미 행정부가 ‘퇴짜’를 놓았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하는 때에 미국은 아세안 파트너들과 협의를 거쳐 정상회의를 연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아세안 회원국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나중에 열릴 정상회의를 고대한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10개국과의 정상회의에 불참한 뒤, 대신 정상들을 자국으로 초대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월 24일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에도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미국 내 상황이 악화하자 결국 취소해야 했다.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 불가피 전망 = 아직은 아니지만 대회의 취소나 연기에 대한 예상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도쿄올림픽이다. 4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도박업체 베트페어는 2020 도쿄올림픽 취소에 대한 배당률을 11분의 8로 정했다. 원금 11달러를 걸었을 경우 약 8달러를 딸 수 있다는 수식으로 사실상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다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같은 날 열린 이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취소나 연기라는 단어는 오늘 이사회 회의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며 “추측의 불길에 기름을 붓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도쿄올림픽 성공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TV에 따르면, 나가하마 도시히로(永濱利廣)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이 무산될 경우, 일본의 손실 예상액을 5조9000억 엔(약 65조4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IOC는 올림픽의 최종 개최 여부를 5월까지 결정하게 된다.
6월 개막하는 유로 2020의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베트페어 배당률은 6분의 5로 정해졌다. 역시 취소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문화계에서도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인 글래스턴베리 취소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글래스턴베리의 경우 현재까지 입장권만 12만 장이 넘게 사전 예약된 상황이어서 취소될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