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태조 왕건’, ‘토지’, ‘야인시대’, ‘슬럼독 밀리어네어’, ‘어바웃 타임’
왼쪽부터 ‘태조 왕건’, ‘토지’, ‘야인시대’, ‘슬럼독 밀리어네어’, ‘어바웃 타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촬영·녹화·개봉 어려워지고
‘방콕’ 시청자도 익숙함 찾아

‘왕건’·‘토지’·‘야인시대’등
방송사들 웹드라마로 재가공

극장가에서도 불안함 씻어낼
흥행 명작의 재상영 바람 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클래식 ‘옛 드라마’와 ‘옛 영화’들이 소환되고 있다. 드라마 촬영과 예능 프로그램 녹화가 중단되고 새 영화 개봉도 잇따라 연기되자 방송사는 옛 드라마를 웹드라마 형식으로 재가공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제공하고, 극장가에서는 ‘힐링 명작’을 중심으로 과거 흥행작들을 재상영하고 있다. 방송사와 극장계로서는 신작의 공백을 메우며 활로를 모색하고, 시청자와 관객들로선 옛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익숙함과 추억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

KBS는 명작 드라마를 유튜브 채널 ‘KBS 드라마 클래식’을 통해 유료로 서비스한다. 유튜브를 활용한 월정액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로는 처음이다.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시청자들에게 널리 사랑받았던 드라마 70여 편을 풀 버전으로 보여준다. ‘첫사랑’부터 ‘태조 왕건’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 등 시대와 장르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토지’ ‘사랑이 꽃피는 나무’ ‘목욕탕집 남자들’ ‘엄마가 뿔났다’ 등 15개 프로그램은 이번에 최초로 VOD로 제공된다. 테이프 원본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MBC와 SBS도 각 유튜브 채널 ‘옛드’와 ‘빽드’를 운영 중이다. ‘옛드’는 옛날 드라마들을 30분 이내의 웹드라마 형식으로 압축한 것이다. 풀버전의 부담을 덜고 하이라이트를 모은 듯한 재미를 더했다. 6일 현재 구독자 수가 무려 214만 명에 이를 만큼 호응이 좋다. SBS ‘빽드’는 ‘야인시대’ 등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제공하고 명장면 클립도 보여주고 있다.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야인시대’는 SBS ‘레전드’ 드라마 중 하나다. 124부작으로 평균 시청률 30%, 최고 시청률 57.1%를 기록했다. 드라마판 ‘온라인 탑골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옛 드라마는 최근의 ‘레트로 열풍’과 함께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안함과 익숙함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청자층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극장가에서도 익숙하고 편안한 작품의 재상영 바람이 일고 있다.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는 5일 ‘명작 리플레이 기획전’을 통해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세계적인 영화상을 받은 수상작과 후보작을 재개봉했다. ‘로마’ ‘아이리시맨’ ‘더 킹:헨리 5세’ ‘결혼 이야기’ ‘두 교황’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와 최근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받은 ‘나이브스 아웃’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등을 다시 걸었다. 11일부터는 ‘겟 아웃’ ‘스타 이즈 본’ ‘문라이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스포트라이트’ ‘그녀’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CGV는 ‘누군가의 인생 영화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IMDb와 로튼 토마토 등 해외 및 국내 영화 포털과 커뮤니티를 참고해 추린 후보작 130편 중 댓글 추천과 관객 만족도 등을 반영해 22편을 선정,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상영한다. 5일 ‘비긴 어게인’ ‘어바웃 타임’ ‘싱 스트리트’ ‘캐롤’ 등이 관객과 만났다. 또 지난달 26일 4DX에서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예매점유율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롯데시네마도 5일부터 ‘리틀 포레스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원더’ ‘그린북’ ‘아이 필 프리티’ 등을 재상영하는 ‘힐링무비 상영전’을 진행 중이다. 12일에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다시 올린다. 이 밖에 최고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페임’이 오는 25일 관객을 찾아온다.

이 같은 클래식의 소환에 대해 김병후 정신과 전문의는 “지금 불안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과거 편안하고 안전했을 때 느꼈던 기억이나 추억을 되새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어찌 될지 모르는 미래는 불안감을 주지만 과거는 이미 우리가 지나쳐 왔기 때문에 불안감을 주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보다 확실하고 검증된 재미와 감정을 주는 무언가를 선호하는 심리”라고 분석했다.

김구철·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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