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설문 97% 긍정적 응답
SKT “코로나 진정돼도 유지”

車 · IT업체들도 “연장 적용”
새로운 근무 형태 정착 전망

일부선 “인력 구조조정 우려”


SK텔레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재택근무 고도화를 추진한다. 앞서 SK텔레콤을 필두로 많은 대기업이 재택근무제를 도입·시행하고 있는 만큼, 이동통신업계를 시작으로 다른 업계에서도 재택근무제가 정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제 확산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앞서 구성원들 대상으로 재택근무에 대한 장·단점 등을 설문했고,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된 재택근무 고도화 개선안이 오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주 간의 재택근무 경험을 토대로 재택근무 시스템 및 인프라, 일하는 방식·문화 등에 관한 내용의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재택근무가 평소와 유사하거나 더 효율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66%로 나타났다. ‘다소 불편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31%)까지 더하면 구성원의 97%가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SK텔레콤은 데스크톱가상화(VDI) 클라우드 PC, 자사 T전화,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등으로 업무에 지장 없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SK텔레콤이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월 1회 주4일 근무제인 ‘해피 프라이데이’처럼 재택근무제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하나의 근무 형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재택근무제를 기업 문화에 녹일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이통업계를 비롯해 많은 대기업은 재택근무제를 연장 적용하고 있다. KT와 네이버는 당초 지난 6일까지였던 재택근무 기간을 오는 13일까지 1주일 연장했고, 현대·기아차도 서울·경기 지역 사무직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1주일 연장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유연근로제 가운데 하나인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근로 형태로 정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통해서도 충분히 업무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향후 일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업계를 막론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 확산이 인력 감축 등의 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재택근무와 무급휴가 등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도입해왔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택근무 등으로 근무 형태를 조정하면서 잉여 형태의 인력에 대한 발견이 이뤄질 수 있다”며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인력 정리의 수요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주·김성훈·이은지 기자 sj@munhwa.com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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