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現1.25%서 인하 유력
“유동성 부동산 시장 유입땐
규제 약화… 집값 상승 우려”
“경제 기초체력 떨어진 상태
가격 영향 없을 것” 반론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전격 인하로 인해 한국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은 또다시 유동성 장세로 진입하며 과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도 이 같은 통화 정책 앞에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혼란은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정부와 금융·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낮췄으며, 조만간 임시회의를 통해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우려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기에 한은도 금리 인하 압박이 한층 더 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 경기침체가 극심해 유동성 확대라는 통화정책을 꺼내 들지 않을 수 없는 여건도 조성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금리 인하 관측이 적지 않았으나, 지난달 한은 금통위는 동결 결정을 했다. 그 배경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라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세제·금융 규제를 강화했고, 2·20 대책을 추가로 덧붙이며 19번에 달하는 규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시중에 자금을 대거 풀어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킬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1.25%였던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 그리고 0.25%포인트 오른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은 과열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 시장에 유동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유동성이 대거 풀릴 경우 부동산 시장의 기대심리도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경제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분야만 ‘나홀로’ 활황일 순 없다는 것이다.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떨어져 있기에 부동산 가격 상승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한은이 지난 3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3만2047달러로, 전년 3만3434달러보다 4.1% 감소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국민의 소득은 줄어드는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장기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있고, 경제 펀더멘털도 매우 약해 시중 자금이 풀리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급등현상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수요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회사 개인자산관리 담당 부서에는 향후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과 함께 매수·매도 시점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기준금리 인하 변수와 관련해 부동산 매도·매수 시점을 물어보며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며 “유동성뿐 아니라 경제 상황, 향후 부동산규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더욱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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