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선(39)·박진희(여·39) 부부

저(진희)희 부부는 책을 통해 인연을 맺었습니다. 서점에서 일하던 남편(도선)이 절판된 책을 찾으려 SNS에 글을 올렸어요. 마침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이어서 답글을 올리며 알게 됐죠. 어렵게 찾던 책을 구하게 된 남편은 고맙다며 “밥이나 한 끼 하자”고 했고, 그 자리에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너무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2013년 3월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뒤 2개월 만에 제가 희귀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종양 1개는 수술로 제거했지만, 척추 쪽까지 전이된 다른 암은 치료가 어려웠습니다. 수술하면 장애 확률이 높고, 아이도 갖지 못할 것이란 말에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암과 함께 살겠다고 결심한 거죠.

암은 마음도 병들게 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교사 꿈도 포기하게 되면서 자존감은 바닥으로 추락했죠. 남편은 제가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서로의 꿈을 이야기했어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세계 일주!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용기를 얻기 위해 여행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여행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여행 중반 몸 상태가 많이 악화했어요. 남편은 36시간 비행 후 아파하는 저를 보며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죠. 그러나 저는 삶의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를 이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은 제 마음을 이해했고, 느린 제 걸음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줬습니다.

여행 후 암은 여전했지만, 마음의 병은 극복했습니다. 무언가에 도전할 힘을 얻었죠. 이후 저희 부부는 제주도에 작은 책방을 열었습니다. 언제나 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든든하게 받쳐준 남편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고맙단 말로 다 표현 못 하지만 늘 고마워. 언제나 함께 손잡고 같은 길로 헤쳐 나가자!”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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