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곧 종식” 섣부른 발언이어
정부 우수한 방역모델 자랑하며
TK 감염확산 ‘신천지 탓’ 돌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첫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 50일을 맞은 9일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50명에 달했지만,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이 새로운 방역관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초동대처에 실패한 이후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오히려 ‘방역에 성공했다’는 정치적 역공세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동방역 실기하고 “곧 종식” 선언 =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섣부른 ‘코로나19 종식’ 발언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13일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예정대로 기업이 설비투자를 해줄 것을 주문했다. 나흘째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낙관론’이었지만 방역 당국의 입장은 달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아직 코로나19가 소강국면에 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8일 박 장관의 ‘모범사례’ 발언은 방역 당국의 방심을 부르고,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움직임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의 방역정책은 실패했다”며 “검사와 인력을 대구에 집중해서 사태가 가라앉는 것은 너무 당연한데 이를 전국적인 상황으로 대입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모든 책임·마스크 대란까지 = 정부는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자 감염 확산의 원인을 신천지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천지 신도들이 방역 당국의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에 신천지 대구교회나 경북 청도 대남병원으로의 감염원 유입을 막을 의무는 정부에 있다. 지난 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민 86% 이상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논란을 부추겼다. 권경애 변호사는 “검찰이 신천지 명단 등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를 방역 행정에 사용하면 공무상 기밀누설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행정혼란은 국민 불안을 유발해 ‘마스크 대란’을 불러왔다. 생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초∼2월 중순 사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마스크 수량은 6억∼7억 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에 대한 면밀한 파악조차 하지 않고 2월 26일부터 수출제한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시중에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확산 주춤하자 총선 염두 정치공세 = 청와대는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0일 동안 초기 방역 실패와 마스크 대란 등으로 위축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정치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잇달아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거에서 제기될 코로나 책임론을 오히려 정부의 방역 성공론으로 뒤바꿔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선형·김성훈·민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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