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친서 5일만에 도발

“방역 지원 얻어내기” 분석도
文정부 입지 더욱 좁아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로 친서를 보낸 지 닷새 만인 9일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북한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서 교환 및 코로나19 확산과 무관하게 대남 압박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북이 현재 코로나19 공동방역 및 협력사업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물밑 접촉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3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이날 도발은 김 위원장이 2월 28일 육·해·공군 합동타격훈련을 참관한 뒤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지난 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비난 담화로 이어지는 대남 압박 차원으로 보인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유화’ 제스처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해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관철한 자주권 강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등으로 대내외 여건 변화가 있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발사체 성능 개선 사업은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친서를 통해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남북 물밑교섭에서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대북 방역지원을 요청했다는 설이 돌고 있지만, 현재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대화와 자주권 강화란 2개의 방향으로 사안을 이끌고 있으며, 이번 도발도 북한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남북대화’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입지는 이번 도발로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친서에 하루 만에 답신을 보내는 등 남북대화 재개를 꾀하고 있지만, 북한의 이번 발사체 발사로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북한 도발과는 별개로 기존의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간의 비공식 라인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성능 개선이 이어질 경우 이를 묵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철순·김영주 기자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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