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숙 강원혈액원 간호사

“위생 철저한데 헌혈하러 안와
자칫했다간 수술 대부분 연기”


“마음 같아선 매일 제 피라도 뽑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정숙(45·사진 왼쪽)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 원주터미널센터 채혈 담당 간호사는 9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헌혈자가 크게 줄어든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이 간호사는 특히 자신과 같은 채혈 간호사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국민의 헌혈 불안감이 가중된 것에 대해 “그 뉴스를 헌혈자 분들과 같이 보면서 우려가 컸다”면서도 “대부분 ‘직접 방문헌혈을 해보니 철저한 위생 관리에 안심이 됐다’고 되레 격려해주셔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전국 헌혈 센터 소속 간호사들이 혈액 수급 최전선에서 치열한 사투를 펼치고 있다. 감염 우려에 헌혈자가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국민 전체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지만, 그보다 애가 타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곧바로 수술해야 하는 응급 환자, 중증 환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체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에 그친다. 적정 기준량은 5일분(2만6000유닛·1유닛 약 250㎖)이며 비축량이 5일 미만이면 ‘관심’, 3일 미만이면 ‘주의’, 2일 미만이면 ‘경계’, 1일 미만이면 ‘심각’으로 분류한다.

현재는 관심 단계이나 여전히 5357유닛(133만9250㎖)의 혈액이 부족한 상황. 특히 군부대 등의 단체 헌혈이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문진을 전담하는 박정자(54) 간호사는 “월요일에 보통 0.5∼1일분의 혈액이 출고되는데, 이 경우 주말이 되기 전까지 주의 단계로 하락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응급 환자들에겐 수혈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 수술은 연기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헌혈 전담 간호사들도 마음을 졸이긴 마찬가지다. 철저한 문진에도 혹시나 무증상 감염자가 헌혈할 경우 본인들도 그대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간호사는 “두려움을 걱정할 겨를조차 없다”면서 “국민의 관심과 사랑으로 혈액 수급이 이전처럼 원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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