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보고서에 한은 ‘딜레마’
“장기불황땐 日처럼 버블 붕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의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정책 공조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연 1.25%→연 1.00%)를 사실상 상수를 받아들이고 있으나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 역시 커지고 있어 한은의 고민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발표한 ‘일본의 부동산 시장 버블 경험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 버블 당시 일본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부동산대출 총량규제, 보유세 신설, 부동산 감정가 현실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으나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강도로 부동산시장 버블에 대응하지 못해 부동산시장 연착륙에 실패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본격적인 장기불황에 들어선다면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 상황과 부동산 시장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편익보다는 비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 주택시장 버블 조짐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것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추다가 부동산시장 버블이 발생하자 금리를 단기간에 서둘러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부동산시장 버블을 붕괴시켰다. 그러나 영국 사례를 들어 금리 인상을 적절한 속도로 하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 또는 유동성 공급 조치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금리 0.5%포인트 전격 인하 조치를 취했고, 연내에 2차례 안팎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미 제로금리를 운용 중인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은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를 취했거나 준비 중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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