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총출동하다시피 했음에도 국민의 마스크 구매 불편·불안·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문 정부의 국정 역량이 딱 이 수준이라는 개탄이 나오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마스크 대란에 민심이 들끓자 정부가 급기야 9일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 5부제라는 준(準)배급제 시행에 들어갔다. 마스크 필요성을 놓고 정부·여당 책임자들이 수시로 말을 뒤집어 이미 정부 신뢰는 땅에 추락했다. 국민 입장에선 정부를 믿을 수 없어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현실부터 참담하다. 나아가 정부 마스크 대책의 비현실성과 이를 둘러싼 책임 떠넘기기, 과도한 유통 마진과 특혜 의혹은 또 다른 논란을 키운다.

현장 혼란은 점입가경이다. 정부는 8일 마스크 대리수령 범위를 넓힌 보완책을 허겁지겁 내놨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마스크를 사러 떠도는 ‘마스크 난민’ 신세다. 약사들은 그들대로 정부 대신 욕 먹고 마스크에 매달리느라 본업인 처방 조제는 뒷전으로 밀렸다며 마스크 판매를 포기하는 사례마저 나온다. 정부에 개당 900원씩에 납품해야 하는 마스크 제조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공적 공급’을 내걸면서 주민센터 등을 공공 보급망에서 제외한 건 ‘정부 책임 회피용’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정부는 중복 구매를 막기 위한 판매 시스템 문제를 얘기하지만, 성난 민심의 화살이 주민센터 창구를 통해 정부로 향하는 걸 피하려는 꼼수로 비친다.

어려움에 허덕이는 국민과 약국, 제조업체와 달리 특정 유통 업체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간다고 한다. 특혜 의혹의 배경이다. 제조사의 조달청 납품 원가는 900원인데 판매가는 1500원이다. 차액 중 100∼200원은 두 유통업체, 즉 지오영(75%)과 백제약국(25%)이 갖고 나머지는 약국 몫이라고 한다. 정부는 “전국적 유통망과 전문성”을 들고 있지만, 특정 업체 대표와 권력 실세 간의 유착 의혹도 나돈다. 정부가 마스크 매입가 그대로 공급하는 대만과 비교할 때 “정부는 생색만 내고 매일 수십억 원의 유통 비용은 국민과 제조업체에 떠안기는 방식”이란 지적이 이상하지 않다.

기재부가 마스크에 매달리다시피 하는 것도 코미디다. 공적 공급으로 시장 기능을 대신하려 했다면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더 무서운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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