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요 예측 기관은 한국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는 3월 말에는 사태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 가능성이 크며 이는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를 경착륙시킬 것이 우려된다.

국민의 불안감이 경기침체를 불러온다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어 금리를 전격적으로 0.5%포인트 인하한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국민의 불안감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를 침체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는 지금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선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금리를 동결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3월 말이면 안정될 것이란 전망과,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사 사태가 이달 말에 안정된다 해도 불안감이 지속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까지 줄어든다면 올해 성장률은 크게 둔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상승 또한 저금리 탓도 있지만, 주택 공급이나 조세 제도와도 연관이 있는 만큼 금리 외에 다른 정책 수단을 사용해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또, 미국과 캐나다의 금리 인하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도 양적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 저금리 추세에서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원화 강세로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경착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정책 기조(基調)의 변화도 필요하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 투자보다 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 후생에 초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둔해졌으며, 기업이 창출하는 질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재정정책으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매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으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으나 재정적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1998년) 처음으로 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러한 정책 기조를 지속할 순 없다. 당국은 경제정책의 기조를 기업 투자 증대로 전환해 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자의 후생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기 침체가 ‘팬데믹’에 빠질 경우 우리의 수출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침체는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 폭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 수출 감소는 경기 경착륙을 불러올 뿐 아니라, 경상수지 악화로 국가 신뢰도를 낮춰 환율 상승과 자본 유출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잖아도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가 이탈하고 있는 지금 당국은 경상수지 흑자 폭 유지에 최선을 다해 경제를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경제는 위기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친(親)성장 정책을 펴야 한다. 지금은 정책 당국의 신중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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