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상대국에 대한 입국규제를 강화하면서 9일 0시부터 양국 간 이동이 전면 통제됐다. 양국 간 인적교류 규모와 경제관계 등을 감안하면 양국의 입국 규제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법무부에 따르면 9일 0시부터 한·일 양국 간 사증(비자) 면제가 중단됐다. 한·일은 관광 목적 등 90일간 단기 체류의 경우 비자를 서로 면제하고 있었으나, 이번 중단 조치로 한·일 양국 국민의 상대국 방문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이날부터 대폭 축소된다. 일본의 12개 도시, 17개 노선을 운영하던 대한항공은 오는 28일까지 인천∼나리타(成田) 노선을 제외하고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전부 중단하며, 아시아나항공도 일본 취항 30년 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을 오는 31일까지 아예 중단한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도 이날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출발해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 3월 말까지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를 중단하며, 한국인에 기발급한 비자의 효력도 정지한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 입국자에 대해서도 “지정 장소에서 2주간 대기”라는 사실상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도 일본 조치에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판단,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일본인의 무비자 방문을 중단하고 기존 비자 효력을 정지했다. 특히 외교부는 일본 내 모든 공관에 사증을 신청하는 외국인에게 자필 건강상태확인서를 요구해 발급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흐름을 통제하되 문은 닫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일본이 시행한 ‘14일 대기’는 요구하지 않지만, 한국에 입국하는 일본인들은 전용 입국장에서 발열검사와 건강상태질문서 제출, 국내 연락처·주소 확인 등 특별입국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조치로 한·일 간 인적 및 경제 교류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인의 최다 방문 국가로, 지난해 한·일 갈등 여파에도 불구하고 558만여 명이 일본을 찾았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27만여 명으로, 중국에 이어 2번째다. 특히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갈등을 빚은 한·일 관계는 이번 조치로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손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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