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극장 3개 관 일제히 휴관
급여 주느라 빚낸 민간악단도
2월 공연계 매출 1월의 절반
정부 차원의 추경안에서 빠져
배우·스태프 실업급여 등 시급
“전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으니 공연계만 특별히 살펴 달라고는 못하겠습니다만, 민간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니 다각도의 지원책이 시급하게 필요합니다.”
창작 뮤지컬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내실 경영을 해 온 제작사 HJ컬쳐도 어린이 대상 작품들의 공연 취소 및 흥행 실패로 3억5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라흐마니노프’ 등 마니아가 튼실한 작품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회사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공연 수익이 없어도 단체를 유지하려면 직원 급여를 줘야 하기 때문에 경영진은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호소한다. 국내 정상급인 한 민간 오케스트라는 2∼5월 공연이 모두 취소, 연기되는 바람에 2월 급여를 빚을 내어 지급했다. 이달에는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할 상황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공연계 매출액은 지난 1월 402억 원 규모에서 2월 208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예매 건수도 1월 102만여 건에서 2월 51만여 건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공연계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담당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상황을 중시, 공연 예술인들이 긴급생활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3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2월에 이미 밝혔다. 또 2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민간 소규모 공연장 방역 작업을 지원했다.
문체부 측은 “부처 내 올해 예산으로 하는 지원책은 다 내놨기 때문에 정부 전체 차원의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올렸으나 아쉽게도 추경안에서 빠졌다”고 6일 전했다. 이 때문에 문체부는 문화예술진흥기금 중 40여 억 원의 용처를 변경해서 대관료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회에서 추경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공연예술 피해 대책을 추가로 포함시키는 방안이 있을지 살펴보고 관련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연계 관계자들은 문체부가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에 신뢰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공연 예술인들이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심리적 공황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상황을 직시하고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회사 정리에 들어간 한 공연제작사 대표는 “문체부가 융자 지원책을 발 빠르게 내놓은 것은 잘한 일이지만, 그 금액이 많지 않은 데다가 절차가 복잡해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토로했다.
중소 뮤지컬사의 한 프로듀서는 “현 상황을 버티면 추가 공적 지원이 이뤄질 거라는 희망이 공연계에 있는데, 추경안에서 배제됐다는 것을 알면 큰 실망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공연사의 경우엔 대관료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지급 유예, 보증 같은 특단의 대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 기간 공연을 올렸던 단체 인건비 지원, 예매처 티켓수수료 인하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형 공연사의 한 간부는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에 국민 모두가 합심하는 시기에 공연계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상황이 정상화한다면,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역시 대관료 지원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은 재난으로 인해 취소된 공연에 대해 대관료를 돌려주지만, 민간 공연장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전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앙상블 배우와 스태프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이자 대출, 실직자 급여 등의 지원이 시급하다. 공연 관계자들은 고용노동부가 공연업을 여행업 등과 함께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한 것에 기대를 걸며 실질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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