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탓 기업마다 급히 도입
노사 합의따라 회사 자율 시행

수당 청구 늘어나면 위축 전망
재계 “성과중심 체계확립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제를 시행 중인 가운데, 이 근로 형태가 정작 근로기준법에는 명확한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어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상적 근무 형태로 정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재택근무제가 확대·정착되려면 관련법 정비 등 제도 개편과 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요구다.

재택근무 확산은 국가적 재난이란 특수 상황 속에 철저한 준비 없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 10일 경영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 유연근무제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 재택근무제 등이다. 이 가운데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기준법 51조,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52조,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는 58조 1∼2항, 재량 근로시간제는 58조 3항에 각각 근거 규정이 존재한다.

반면, 재택근무제에 대해 직접 규정한 법령은 없다. 재택근무제는 2017년 나온 고용노동부의 ‘유연근무제 매뉴얼’에도 버젓이 들어있는데, 정작 법이나 시행령에는 관련 규정이 없고 회사 자율로 노사 합의에 따라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 19대 국회 시절인 2012년 재택근무 관련 내용을 포함한 ‘스마트워크 촉진법안’이 발의됐다가 회기 종료로 자동폐기된 이후로는 입법 시도도 없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재택근무제를 시행할 때 그나마 유사한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 규정을 준용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출장 등 일시적 외부 근무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때도 이를 적용할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는 근로자가 집에서 업무만 했는지, 다른 개인적 용무 등을 병행한 탓에 근로시간이 늘어났는지 구분할 길이 없다. 또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게 돼 있다. 노조에서 실제 필요한 것보다 길게 근로시간을 설정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영계 판단이다.

결국 업무성과가 같더라도 초과근로수당 청구 등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난다면, 경영자는 재택근무 확대를 꺼리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재택근무에 대해 각종 초과근로 및 연장·휴일 근로 할증을 배제하고,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제외하는 등의 입법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택근무는 사용자가 직접 근태관리를 하기 어려우므로, 성과 기반형 인사평가 및 인력관리 체계 확립도 필수”라며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노조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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