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에서 V2V(차량 간 통신) 기술을 이용한 대형트럭 군집주행에 성공했다. 뒤따르는 차들이 선두차량과 통신, 자동으로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한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에서 V2V(차량 간 통신) 기술을 이용한 대형트럭 군집주행에 성공했다. 뒤따르는 차들이 선두차량과 통신, 자동으로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한다. 현대차 제공

무선통신 활용‘V2X’개발 한창

전방차량·도로교통 상황 인지
완전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

‘급정거때 뒤차들 일제 감속’
현대차, V2V 군집주행 성공
사고 위험 줄이고 연비 향상

계기판위에 도로 신호등 상태
아우디, 초기단계 V2I 상용화


안개 낀 새벽길,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방에 접촉사고가 나거나 고장 난 차가 생겨 갑자기 차량 정체가 생긴다.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지기 딱 좋은 상황이다. 이런 사고 위험은 사람이 운전할 때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고속도로에서 현재 상용화된 수준의 반(半)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달리는 자동차도 폭설이나 안개 등 기상이 나쁜 상태에서는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만으로 전방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악천후 속에서도 한참 앞의 교통 상황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무선통신을 활용한 ‘V2X’ 기술이라면 가능하다. V2X는 ‘Vehicle to Everything’을 뜻한다. 글자 그대로 자동차와 주변의 모든 것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V2X 정의와 효과 = V2X는 자동차와 자동차(Vehicle to Vehicle·V2V), 자동차와 교통인프라 기지국(Vehicle to Infrastructure·V2I), 자동차와 보행자(Vehicle to Pedestrian·V2P), 자동차와 네트워크(Vehicle to Network·V2N), 자동차와 클라우드(Vehicle to Cloud·V2C) 사이에 이뤄지는 정보교환을 위한 무선통신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다. 통신 범위는 360도, 최소 300m 거리 이상의 차량이나 사물을 인지한다.

특히 V2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로는 건널목에서 보행자와의 충돌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는 ‘보행자 정보 서비스’, 현재 교통신호 상태와 잔여 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교차로 교통신호 정보 서비스’, 신호 잔여 시간과 자동차의 속도를 분석해 신호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위반 경고 정보 서비스’, 전방 공사구간 위치와 제한속도를 알려주는 ‘공사구간 경고 서비스’ 등이 있다. 기존 ‘지능형 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s·ITS)’는 도로에 설치된 센서 등을 이용해 한정된 지역의 교통 정보만 제공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시범운행 지구 등을 중심으로 신호등 색상 및 잔여 시간 같은 신호등 정보를 포함해 사고정보, 교통상황 등 핵심적인 정보를 V2I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아우디의 V2X 기술인 ‘카투X’ 개념도. 네트워크로 연결된 아우디 차량끼리 실시간으로 교통상황 정보를 교환하고, 교통인프라 기지국과 통신해 차량으로 신호등 정보 등을 보내준다.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V2X 기술인 ‘카투X’ 개념도. 네트워크로 연결된 아우디 차량끼리 실시간으로 교통상황 정보를 교환하고, 교통인프라 기지국과 통신해 차량으로 신호등 정보 등을 보내준다. 아우디 제공

◇현대차, V2V 군집주행 성공 = V2V 기술을 이용하면 교차로 통과 시 주변 차량과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교차로 주변 차량 정보 서비스’와 전방 차량 급제동으로 인한 추돌 가능성을 경고해주는 ‘전방 차량 급제동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발전해 V2V 시스템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들이 모여 마치 한 대의 자동차처럼 움직이면, 앞차가 급정거했을 때 뒤따르던 여러 대의 차가 일제히 감속해 사고를 피할 수 있다. 바로 자율주행차 ‘군집주행(Platooning)’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대형트럭 군집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뒤따르는 차들이 선두차량과 통신해 군집주행을 생성하면 자동으로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가·감속하고 차로도 유지한다. 군집주행 중인 차량 사이에 다른 차가 끼어들면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간격을 늘리고, 끼어든 차가 다른 차선으로 빠져나가면 다시 원래의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 선두차량이 급제동할 경우 뒤따르는 차들도 동시에 급제동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 V2V 기술을 활용해 자율 군집주행을 하면 사고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연비도 높일 수 있다. 선두차량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 뒤에 오는 차들의 에너지 소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초고속 통신 V2X 개발 중 = V2V 군집주행은 인접 차량끼리 통신하므로 와이파이 방식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 도로에서 불특정 다수 자동차와 통신하기 위해서는 훨씬 빠른 무선통신 방식을 이용해야 한다. 또 공유되는 정보에도 카메라 센서의 고해상도 이미지 등 고용량 데이터가 늘어나기 때문에, 5세대(G) 이동통신 기반 V2X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2012년 국내 최초로 V2X 제어기를 개발한 데 이어, 최대 통신 거리 1㎞ 이상의 무선통신 성능을 확보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KT와 공동으로 C-V2X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C-V2X는 5G 통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기술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 5G 통신을 이용한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는 C-V2X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첨단 시험로가 마련돼 있다. C-V2X 시스템은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에서 받아들인 정보와 통신 기반 V2X 정보를 종합,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현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0월 현재까지 개발한 기술을 시연했는데, 맨 앞에 가던 차가 고장 차량을 발견하고 급정거하자, 차 한 대를 건너 뒤따라오던 차량 모니터에 선행 차량이 파악한 교통 상황이 나타나면서 안전하게 회피 주행까지 해냈다.

◇아우디 ‘카투X’, 초기 단계 V2I 상용화 = 독일 아우디의 ‘카투X(Car-to-X)’ 시스템은 초기 단계 V2C와 V2I 기술을 벌써 구현하고 있다. 카투X 시스템이 장착되고 모바일 네트워크로 연결된 아우디 모델끼리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서버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들은 사고, 고장, 미끄러운 도로 등 교통 상황을 서로에게 경고해줄 수 있다. 또 카투X 기술이 탑재된 아우디 자동차는 주·출차할 때마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보고하므로, 실시간으로 주차공간을 찾을 수도 있다.

아우디의 ‘차량 내 신호등 정보 시스템(Traffic Light Information System)’은 V2I 기술을 활용, 주행 중 도로에 설치된 신호등 상태를 운전자 앞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준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6월 이후 생산된 미국 판매용 A4와 Q7 차종(아우디 커넥트를 장착한 경우)에 적용돼 있다. 현재는 신호 상태를 알려주는 간단한 서비스지만, 아우디는 앞으로 도시 전체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스마트 시티’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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