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8월까지 갈수도
여권 ‘재난 기본소득’ 주장은
논쟁 유발하는 포퓰리즘 그쳐
韓경제 코로나 변수 제외해도
잠재 성장률 하락 ‘최대 화두’
자료공개 통해 원인 규명해야
정책목표·수단 사이 갈팡질팡
운용의 묘 살릴 실력도 못갖춰
재정 집행률 높인게 유일 성과
2020년 봄은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잔인한 계절’이 됐다. 전염병 패닉(공황)에 빠진 세계 경제는 위축됐고,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입게 될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아직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집권 4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실정(失政)에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근본 없는 가설(假說)을 경제 캐치프레이즈(구호)로 내세우며 반(反)시장 정책을 남발하더니, 전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마스크 대책까지 졸속으로 내놓으면서 전 국민이 약국 앞에 줄을 서게 했다.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문재인 정부 정책 운용 능력의 부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사이비 경제 정책에 코로나19라는 외생(外生) 변수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추락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부실한 경제 정책은 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다. 경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통계(統計)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해석이 필요하다. 현실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다)나 마찬가지다.
한국 경제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난관을 타개할 대안을 찾기 위해 지난 8일 덕수궁 돌담길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동경제학자이며, 통계청장을 지낸 통계 전문가 유경준(59·한국기술교육대 교수)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만났다. 인파로 북적이던 아름다운 길에는 KF94 방역용 마스크로 중무장한 사람만 가끔 눈에 띌 뿐 인적이 드물었다. 유 학회장은 지난 2월 14일 한국노동경제학회장에 취임했다.
―‘코로나19 대란’이다. 세계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기간에 달려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할 경우 전 세계 성장률을 애초 전망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원래 2.8% 내외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원래 전망치에서 1%포인트 이상 급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도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이어지면 1%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 1% 내외로 추락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고, 최악의 경우 0% 안팎으로 떨어질 가능성조차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0.2%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확산이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시급한가.
“지금까지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바탕으로 향후 확진자의 분포가 정규 분포(총 확진자의 수가 좌우 대칭형으로 증감하는 구조)와 비슷한 구조라 가정하면, 오는 3월 중순∼3월 말 사이에 확진자 증감이 0이 되는, 총 확진자 수의 피크(정점)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4월 중순 이후에나 변곡점을 지나 총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이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시기는 일러야 8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재난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때에 재난 기본소득 같은 정치적 슬로건(구호)을 내놓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만 유발하는 포퓰리즘일 뿐이다. 당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를 직접 위협받는 취약계층 근로자에 대한 생계 지원 대책 등을 꼼꼼히 마련하면서, 경제 위기에 준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만들어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외생 변수를 제외하면 현재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話頭)는 무엇인지.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하락이다. 알다시피 잠재성장률은 자본과 노동 투입량, 기술 수준(생산성)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자본과 노동 투입량, 기술 수준 등 3가지 모두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평균 노동시간이 단축되면서 노동 투입 총시간이 줄고, 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본 투입도 급감하고 있다. 혁신이 더뎌 생산성 향상도 저하되고 있다. 원자료를 공개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조속히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연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소주성, 자영업자 고려 안해 실패… 혁신성장, 성과라고 할 만한 것 없어”
ILO 임금주도성장 변형 소주성
취약층 고용의 質에 부정적 영향
작년 중산층 비중 60%대 깨져
이런데도 “소주성 성과”어불성설
재정 투입해 늘린 노인 일자리
순수 취업률 증가는 0.1%P뿐
통계오류로 비정규직 늘었다고?
고용 형태 이해 못한 정부 오류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10일) 후 3년에 대한 평가는.
“갑자기 출범한 정부이기 때문에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는 한계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정책 목표와 현실적 수단이 정비되지 않아서 갈팡질팡하는 느낌이 든다.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는 것은 좋은데, 정부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정책 운용의 묘를 살릴 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 정책 측면에서는 재정(국민 세금) 집행률을 높인 것을 빼고는 별다른 성과를 찾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낙제점(落第點)을 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서 잘한 점과 못한 점을 꼽는다면.
“공정 거래 질서 확립이나 노동조합원(노동조합이 아님)의 지위 향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일부 정책은 잘했다고 본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방향은 맞았지만, 속도와 수단의 선택이 잘못됐다. 정책이란 게 언제나 순작용과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 순작용에만 집중하고 부작용에 대해서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은 현실 세계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주장인데 무리하게 밀어붙여 기업의 생산 활동을 위축시킨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소득주도 성장(Income-led growth)은 잘못된 것이고, 공허한 주장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주장한 임금주도 성장(Wage-led growth)의 한국판 변형인데, 자영업자 문제를 고려하지 못해 실패했다. 원래 임금주도 성장은 자영업자를 제외하고 임금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이름을 바꾸면서 자영업자를 대상에 집어넣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히 고용과 임금에서 내부자/외부자 문제(insiders/outsiders problem)를 발생시켜 취약계층 고용의 양과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요즘에는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언급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힌 혁신 성장은 성과가 있다고 보는지.
“일본과 외교 분쟁을 하는 와중에서 나온 소재·부품·장비 육성 정책 외에는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타다’가 지난 2월 19일 법원에서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았는데도, 3월 6일 국회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돼 사실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은 개탄할 일이다. 창조적 파괴를 해야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혁신 성장의 성과라고 부를 만한 게 별로 없다.”
―최근 60세 이상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전체 취업자가 증가하자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노인 일자리는 노인 빈곤 문제 등의 이유로 늘려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시적인 정책이지 지속 가능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정책은 실직한 빈곤 노인을 찾아서 일자리를 주는 게 아니라, 사람 수를 미리 정해 놓고 노인이기만 하면 무조건 일자리를 주고 있어서 ‘표적화(targeting)’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고용률(60세 이상 취업자를 60세 이상 인구로 나눈 비율)은 41.5%로 전년 대비 1.4%포인트나 급증했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 보면, 지난해 고용률 증가 폭 1.4%포인트 중에서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한 데 기인한 것이 1.3%포인트이고, 취업률(취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비율) 자체가 증가한 것은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즉, 지난해 60세 이상 고용률 급등은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의 합계) 중에서 새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이 많이 늘어서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자)였던 사람이 정부의 재정(국민 세금)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대거 비정규직 근로자 등으로 편입된 덕분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해서 논란이 일었는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일차적으로 고용 형태에 의해 정의되는 것으로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로 구성된다. 한시적 근로자에는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근로자(기간제 근로자) △근로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나 계약의 반복 갱신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계속 근무를 기대할 수 없는 근로자(비기간제 근로자)가 모두 포함된다. 즉, 기간제 근로자는 모두 비정규직 근로자(한시적 근로자)이지만, 비기간제 근로자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가 혼재(混在·뒤섞이어 있음)돼 있다. 시간제 근로자는 직장(일)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진 소정의 근로시간이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소정의 근로시간보다 1시간이라도 짧은 근로자로, 평소 1주에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정해진 근로자를 뜻한다. 비전형 근로자는 파견 근로자, 용역 근로자,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가정 내 근로자, 일일(단기) 근로자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한 것을 두고 정부가 스스로 만든 통계를 부인했는데.
“정부는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2019년 10월 29일 통계청 발표)에서 지난해 비정규직이 87만 명(정확히는 86만7000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오자 비정규직 통계조사 방식에 오류가 있었고, 그에 따라 지난 17년 동안 시행해온 비정규직 통계 조사의 시계열(時系列·수치를 시간의 순서대로 늘어놓은 계열)이 단절됐다고 밝혔다. 정부 측 주장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ILO가 기존 지위 분류 체계(비임금/임금 근로자)에서 기간 기준 강화에 따른 임금 근로자 세분화와 의존적 도급인 등으로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체계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ILO의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체계 개정안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 3월과 6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할 때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조사를 병행(竝行·둘 이상의 일을 한꺼번에 행함) 조사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조사표에는 ‘고용 계약 기간을 정하였습니까?’라는 질문에 ‘정하였음’과 ‘정하지 않았음’으로 답변해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하였음’으로 한 사람만 ‘고용 계약 기간은 얼마입니까?’라는 질문에 답변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지난해 3월과 6월의 경우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더해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조사를 동시에 시행하면서,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조사에서 ‘고용 계약 기간을 정하였습니까?’라는 질문을 다시 하고, 이 질문에 대해 ‘정하였음’이라고 답변한 사람이나 ‘정하지 않았음’이라고 답변한 사람 모두 ‘고용 계약 기간 또는 고용 예상 기간은 얼마입니까?’라는 질문에 답변하도록 했다.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에서 거의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한 번 한 결과, 자신의 계약 기간을 명백히 인식하지 못했던 응답자 일부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고용 계약 기간을 정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하지 않았음’에서 ‘정하였음’으로 바꿨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통계청은 ‘병행 조사의 효과로 2018년에 비해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 수가 약 35만∼50만 명 추가됐다’고 추정했다.”
―최근 한국경제학회의 ‘한국경제포럼’(제12권 제4호)에 투고한 ‘2019년 비정규직 변동의 원인 분석: 2019년 급증한 비정규직 87만 명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논문을 통해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는데.
“2019년 8월 고용현황 분석과 비정규직 통계 분석을 통해 정부의 주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통계에 근거해 지적했다. 백번 양보해서 정부의 주장처럼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조사를 병행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기간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응답을 바꿨다고 해도, 그 사람들은 ‘비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에서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로 분류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른 말로 하면, 비기간제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이라는 근로 형태 분류에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 17년 동안 시행돼 온 비정규직의 정의와 비정규직을 식별하기 위한 근로 형태별(비정규직) 부가조사의 설문과 집계 체계를 고려할 때, 국제 종사상 지위 분류 조사라는 병행 조사에 설문 2개(‘고용 계약 기간을 정하였습니까?’와 ‘고용 계약 기간 또는 고용 예상 기간은 얼마입니까?’)가 추가됐다고 해서 정규직이 스스로 비정규직이라고 깨닫게 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매우 어렵다. 정부 측 주장의 오류는 기본적으로 기간제 및 비기간제, 정규직 및 비정규직의 정의를 동일한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정부의 주장에는 모순이거나 무리한 해석이 숱하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증가한 비정규직 대부분은 기존 정규직 일자리의 상실과 재정(국민 세금) 지원 노인 일자리 및 단시간 일자리에서 고용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고용 형태별 부가 조사를 통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계열도 단절된 것이 아니며, 지난해와 2018년 비정규직 규모를 비교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2002년 노사정 합의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의는 시대 상황이 변했고,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해야 했다. 비정규직 통계 문제는 매우 까다롭고, 정치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다. 지금과는 반대로, 2009년 초 이명박(MB)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은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기간 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려는 의도를 갖고 2007년 7월 시행된 기간제법이 2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2009년 7월 ‘100만 실업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설(說)을 유포했다가, 실업 대란이 전혀 일어나지 않자 사표를 낸 적도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산층의 비중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는데.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겨서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의 50∼150%를 범위로 잡은 중산층 비중(매년 3분기 기준)은 2015년 69.5%까지 올라갔지만, 2016년부터 4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59.9%를 기록하면서 60% 아래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2017년과 2018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 낮아지면서 소득 분배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 사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011년 조사가 시작된 뒤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계속 낮아져 왔다. 그러나 통계청에서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를 보면, 2017년과 2018년에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높아지면서 소득 분배가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의 소득 분배 지표는 수준은 다르더라도 개선이나 악화를 나타내는 방향은 같았다. 그런 측면에서 두 가지 통계 조사의 소득 분배 방향이 정반대인 2017년과 2018년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통계청이 앞으로 정부와 학계에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연간 자료(원자료)를 공개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연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인터뷰 = 조해동 경제산업부 부장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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