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나 여수세계박람회 같은 국제 이벤트부터 지역축제, 기념식, 기업행사 등 지역을 활성화하거나 기업·제품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행사를 대행하는 행사대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고사위기에 처했다.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이 최근 70여 개 조합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이벤트회사 매출이 지난해 대비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음향·렌털회사 등 협력회사는 2월 매출이 제로(0)인 경우도 상당수였다. 그나마 이벤트회사는 1월과 2월에 치른 행사 대금을 2월이나 3월에 받는 경우가 있어 90% 수준의 감소율을 보일 수 있었다.

‘천안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H1N1)’ ‘세월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행사대행업계는 행사취소 혹은 연기로 많은 피해를 봤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존에는 공공기관 행사가 취소돼도 민간 영역인 기업에서 대부분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감염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으로 사내 회식과 같은 소규모 모임도 터부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일단 행사가 계약된 후 취소돼 일부 비용에 대한 보전을 받을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아예 행사 계약조차 이뤄지지 않아 업계의 피해는 더욱 막심하다.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자체 조사에 의하면, 공공과 민간 기업행사를 포함해 약 400건의 행사가 취소됐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5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집계되지 않은 행사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더 큰 문제는 5월 행사도 벌써 취소 혹은 연기가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상태가 3∼4개월 동안 지속된다면 행사대행업체들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업계의 줄도산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가능하다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라도 생존을 모색해봐야겠으나, 사람의 용역을 대가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행사대행업의 특성상 전문가의 숙련도가 중요해 일시적인 인력 감축도 수월치 않다.

고용노동부는 9일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대행업은 전문 분야별 다양한 협력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지는 산업이다. 그만큼 낙수효과와 파급력이 좋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이벤트산업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추가 지정돼야 한다.

엄상용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