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한·일 양국 정부의 조치가 갈등으로 번지면서 한·일 관계가 파국을 맞고 있다. 세계 경제의 파도가 쓰나미로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어느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지난 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한국과 중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조치를 내놨다. 이에 한국 정부도 9일부터 일본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한·일 관계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강제징용공 문제 갈등이 수출규제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등 안보·경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더는 양국 관계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우려 속에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마디로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한·일 양국의 제한 조치에 대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적(敵)을 대면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가 화합해야 한다”며 전 세계가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코로나가 확산돼 팬데믹(대유행) 현상에 직면하고 있으며, 한·일 양국도 국가비상사태로서, 향후 1∼2주가 확산과 수습, 즉 위기 국면의 분기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의료 선진국이라는 한국과 일본이 왜 이처럼 코로나19 방역(防疫)에 실패하고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가. 최근 한·일 갈등 국면과 연관시켜 본다면,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는 일본과 4·15 총선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 양국이 이를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을 추진하다가 결과적으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치는 실패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일에 이어 9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의도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것은 탄도미사일 발사 시간이 지난해 9월의 19분에서 이번에는 20초로 단축됐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치밀한 군사적 목표를 가지고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은 김여정의 대남 비난과 김정은의 친서라는 이중적 태도로 남남 분열도 시험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만큼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다. 1953년 정전 이후 지켜온 한반도 평화에 있어 우리는 한·미 동맹과 함께 한·미·일 안보 협력의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도 일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익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한·일 군사 협력이 필요하다. 한·일 지소미아도 이제 한반도를 넘어 우주, 사이버 등 미래 전장의 성패를 좌우할 다차원 영역 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눈을 들어 세계를 바라보면 코로나19의 파도는 마치 3·11 동일본 대지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눈앞의 파도도 중요하지만 뒤따르는 쓰나미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문제의 본질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코로나19 전쟁과 함께 우리는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침체라는 쓰나미 한가운데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치러야만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 더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한·일 간 외교 갈등과 대립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 미래도 오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야말로 한·일 양국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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