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와중인 2월에 지급된 실업급여가 역대 최고치인 7819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전월(1월) 실적이란 점이다. 지구촌을 팬데믹, 한국경제 전반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는 1월 20일에 1호 확진자가 나왔다. 설 연휴에도 지금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했다. 이번 실업급여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실업대란 조짐을 보였다.

특히 앞으로 여행, 관광, 숙박 등 내수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쏟아지고 자영업 폐업 후유증이 본격 가세할 2, 3월 신규 수급자를 고려하면 사정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한 달 새 문을 닫은 여행사만 100곳이 넘는다. 등골이 오싹했다. 그러곤 경제 원로 이헌재(76) 전 경제부총리의 경고가 떠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을 1%대 초반으로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코로나19발(發) 불황 광풍과 문재인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적인 경제정책 운용의 쓰디쓴 후폭풍을 생각하니 이 부총리의 예언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할까. 김대중·노무현 정부 경제사령탑이었던 이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의 폐해를 지적하며 “제조업 위주의 경쟁력 보완없이는 (외환위기 때처럼) 갈 데까지 가다 결국 (경제위기가) 터지고 실업대란 등 엄혹한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게 2018년 9월로,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5개월째였다.

다시 시간이 흘렀고 2년 10개월이 됐다. 애석하게도 처방전조차 받지 못한 주력산업의 쇠락(衰落) 속에 소주성으로 오히려 일자리는 수십만 개가 사라졌다. 절반은 이미 절대빈곤층이라는 자영업도 폐업이 줄을 이었다. 반기업 정책은 강화되고 친 노동·친노조 기조에 편승한 ‘떼법’만 늘었다. 수출 효자인 원전은 날벼락을 맞고 빈사 상태다. 마스크 2장 사기 위해 전국 동네 약국마다 줄을 세우는 진풍경을 연출하더니 코로나19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청와대, 정부가 낯두껍게 자찬하는 사이 내수와 수출은 속절없이 더 추락하고 성장률은 훼손당하고 있다. 3월 수출과 내수 지표는 더 훼손됐을 것이란 분석이 벌써부터 들린다. 잠재적인 실업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만 해도 2%의 성장률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코로나19는 더 메가톤급이다. 위기는 숨통을 죄듯 차오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스크 대책처럼 쫓아다니는 땜질식 대응이 아니라, 적기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고 풀 수 있는 규제는 한시적으로나마 해제해야 한다. 기업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제도와 법안을 손질해 위축된 경제 심리를 회생시켜야 한다.

경제계 핵심 관계자는 “재정과 금리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게 입증됐다. 정책 기조를 친시장적으로 과감히 전환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총체적 위기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절박한 호소다. 하지만 경계를 그어 놓은 채 계속 조소(嘲笑)로 일관할 것인지 묻고 싶다. 헛발질 정책을 했다가 실패하자 다시 세금을 동원해 때우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후진적이고 퇴행적인 장면, 이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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