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고기자리 인근에서 발견된 한 외계행성에서 물이 아닌 액체 형태의 쇠가 비처럼 지표면에 쏟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유럽남방천문대(ESO)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대의 다비드 에렌라이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WASP-76b’로 알려진 초고온의 대형 가스 행성을 ESO 초거대망원경(VLT)으로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지구에서 640광년 떨어진 이 행성은 별(항성)에 바싹 붙어 1.8일 주기로 공전하는 이른바 ‘뜨거운 목성’으로 지난 20016년 처음 관측됐다. 질량은 목성의 0.92배지만 반경은 1.83배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항성과 가까워 기온이 뜨겁다는 점과 달처럼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거의 같아 항성과 항상 같은 면을 접하는 특성으로 소위 쇠 같은 금속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원인으로 지속된다. 항성의 에너지를 그대로 받는 WASP-76b의 ‘낯 면’은 지구가 태양에서 받는 것보다 수천 배가 많은 복사 에너지를 받아 온도가 섭씨 2400도를 상회한다. 분자가 원자로 분해될 정도로 뜨거워 철 같은 금속마저도 액체를 넘어선 기체로 변해 대기에 올라간다. 이 대기가 행성을 순회하면서 온도가 섭씨 1500도의 밤 면으로 넘어갈 경우 갑작스레 응결돼 대기 속 금속들이 액체 형태가 돼 땅에 떨어진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행성의 대기를 VLT에 장착된 특수 분광 장치인 ‘암석형 외계행성 및 안정적 분광 관측용 에셸 분광기(에스프레소)’를 통해 WASP-76b를 분석한 결과 낮 면에서 밤 면으로 넘어가는 이른바 ‘저녁’ 경계지역에서는 철로 된 증기 신호가 강하게 포착됐지만, 밤 면에서 낮 면으로 바뀌는 ‘아침’ 경계지역에서는 이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가 돼 땅에 떨어졌기 때문에 대기 중 철 성분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에렌라이히 교수는 쇠비의 존재를 밝혀낸 에스프레소와 관련, “우리가 지금 가진 것은 가장 극단적인 외계행성의 기후를 추적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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