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 경제에 도움되는 새로운 정책들을 적극 발굴해 지식재산시장의 꽃을 본격적으로 피워 나가겠습니다.”
박원주(사진) 특허청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기술 자립을 이루기 위해 특허청이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자평하고 “지식재산(IP)으로 새로운 산업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2020년 특허청 업무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지난해 특허청은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과 관련한 신속한 지식재산 기반 연구·개발(IP-R&D) 지원에 나서 핵심 대체 기술 확보와 회피설계 방법을 제시해 기술 국산화를 지원했다”며 “올해는 500개 국가 R&D 과제에 IP-R&D를 전면 실시하고, 4억3000만 건에 달하는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해 진정한 기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허청과 산하기관에 포진한 특허전략전문가(PM)와 특허분석기관의 전담팀이 기술 자립의 첨병 역할을 맡겠다는 전략이다.
박 청장은 특히 올해 2200억 원의 모태펀드를 조성하고 IP 신탁업을 신설하는 등 신 IP 금융투자시장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해 지식재산시장 분야에서 IP 투융자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편 결과, IP 금융 1조 원 시대를 개막한 여세를 몰아 더욱 고도화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IP 금융 규모가 1조3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나 늘면서 특허담보로 투융자 혜택을 받는 기업이 1409개에 달했습니다. 올해는 이를 대폭 늘릴 예정입니다.”
현장 기업들의 호응도 높다. 경기도의 셋톱박스 제조기업 A 사는 지난해 특허담보대출 덕을 톡톡히 봤다. 해외 주문이 쇄도해도 원자재 확보 자금이 없어 애를 태우던 중 지난해 6월 자체 보유 특허를 담보로 신한은행에서 15억 원을 대출받아 숨통이 트였고 결국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박 청장은 “올해 초 새롭게 출범한 지식재산담보 회수전문기구를 안착시켜 은행의 특허담보대출을 더욱 확대하고, 민간 IP 펀드시장도 육성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IP 금융 고도화도 추진한다. 경영· 마케팅 능력 등까지 두루 고려하는 안전 일변도의 투융자가 아니라 순수하게 특허가치만을 척도로 한 공격적인 투융자를 정착시켜 혁신적인 창업벤처기업도 실질적인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의 업무 관행을 타파하는 고객 중심의 혁신정책들도 잇따라 도입된다. 박 청장은 “특허는 아니더라도 창업이나 기업활동에 꼭 필요한 발명 아이디어를 신속히 보호하는 ‘소(小)발명 보호제도’와 표준특허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특허를 출원하는 ‘프리-타입(Free-Type) 출원 서비스’도 올해 시행한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올해는 IP 생태계 혁신을 통해 IP의 산업적·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IP에서 혁신성장의 길을 찾아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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