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구(38)·알리오나(여·33) 부부

저(건구)는 2006년 9월 교환학생으로 벨라루스를 갔습니다. 이국적인 동유럽 생활은 좋았지만, 언어 문제로 애를 먹었죠. 학교에서는 제게 언어 멘토 학생 그룹을 소개해줬습니다. 그 가운데 한 여학생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다같이 푸른 눈동자에 금발을 가진 알리오나. 그녀를 본 순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알리오나가 절 받아주며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6개월 교환학생 기간의 시한부 연애. 애틋하고 또 애틋했습니다. 알리오나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귀국 한 달 전쯤 제 마음에 ‘이 사람과 평생을 같이 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전 알리오나를 데려오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알리오나에게 “한국으로 꼭 데려오겠다”고 약속했기에 하루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화상채팅에 의지해 6개월을 버텼습니다.

마침내 알리오나가 한국으로 온 날, 저희는 원룸 단칸방에 신혼집을 차렸습니다. 알리오나는 어학당에서 공부하며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학업과 온갖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저희는 아이 두 명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 배우자와 한국 생활을 고민하는 분들은 단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 사람은 가족, 환경, 생활 모든 것을 버리고 나 하나 보고 이곳에 왔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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