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5명 ‘요일별 구매기’

월·화, 혼란과 혼선의 연속
앱과 달리 약국 가보면 ‘없음’

수요일 이후 서비스 개선
헛걸음 줄었지만 40분 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처음 실시한 지난 일주일 동안 각 마스크 구매 현장에는 혼선과 혼란, 국민의 분노와 안도가 롤러코스터처럼 이어졌다. 문화일보 취재진 5명이 5부제에 맞춰 요일마다 직접 마스크 구매를 시도한 결과, 시행 5일째인 13일에는 그나마 각종 시행착오와 ‘마스크 재고 알리미’ 등 보완책이 나온 끝에 구매가 조금씩 수월해지는 등 서서히 제도 정착 기미도 보였다. 그러나 수요·공급 불일치라는 근본 문제와 ‘장시간 구매 대기’라는 새로운 감염 위험요소는 아직 해소가 요원하다.

◇혼란과 분노의 月·火 = 지난 9일 월요일,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은 그야말로 혼란과 혼선의 연속이었다. 1991년생인 기자는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서초구 지역의 약국을 돌며 마스크 구매를 시도했지만, ‘재고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약사들은 “마스크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줄 서서 기다리지 말라”며 사람들을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이날 결국 구매에 나선 지 2시간 30분 만에 7번째 들른 약국에서 마스크 구매에 성공했다. 이 같은 소요 시간은 ‘일반 직장인들은 사실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서울에 비까지 내린 10일 화요일은 그야말로 마스크를 구하려는 이들뿐만 아니라 약국들까지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날 구매에 나선 1992년생 기자는 1시간여 동안 약국을 돌다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스마트 보완의 水·木 = 11일 수요일 오전부터 각종 앱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각 약국의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개시됐다. 이날 구매에 나선 1988년생 기자는 약국이 몰려 있는 종로 약국거리에서 15분 만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약국들의 재고를 미리 확인해 재고가 충분한 약국을 바로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고 확인 기능을 믿고 12일 목요일 오후 4시쯤 느지막이 마스크 구매에 나선 1989년생 기자는 오후에는 각 약국의 마스크 재고가 거의 동난다는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했다. 한 약사는 “이 시간에 온다는 것 자체가 ‘마스크 살 생각이 없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결국 전날보다 오랜 시간인 40분 만에, 네 번째로 들른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정부가 이날 공적 판매처를 통해 출하한 마스크는 780만 장이었으며, 5부제 시행에 따른 공적 판매 공급 목표량 800만 장은 제도 시행 4일째에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불안한 주말 앞둔 金 = 재고 확인을 통해 마스크 구매 ‘헛걸음’이 거의 줄긴 했지만 13일 오전에도 구매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9시쯤 종로구에서 구매에 나선 1990년생 기자도 40분 만에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재고가 있는 약국으로 사람들이 쏠렸기 때문이다. 평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은 이번 주말에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 5부제 구매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약국 앞 장사진이 주말에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온유·이희권·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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