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심화하고 주식시장 폭락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연이은 정전 사태가 발생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확산해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선 지난 9일부터 ‘로드 셰딩’으로 불리는 순환 정전사태가 거의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난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남아공 국영전력회사인 에스콤은 최고 4000㎿(메가와트)에 달하는 전력공급 감축이 다음 날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콤은 남아공의 전력 90% 이상을 생산하는데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쾨버그의 펌프가 고장 난 후 지난 10일 전력 감축분을 4000㎿까지 끌어올렸다. 에스콤은 전력난 완화를 위해 쾨버그에 있는 원전 한 단위를 전력망에 다시 연결하는 작업을 위해 규제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명목상 남아공 발전용량 4만4000㎿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스콤 석탄발전 부문의 시스템 실패까지 겹쳐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

에스콤은 지난해 전국적인 전력 감축을 거듭 시행해 경제 성장을 감소시키고 비즈니스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남아공 제조업 생산은 목재, 종이, 자동차 부문 등의 감축으로 지난 1월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날 남아공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다. 프리토리아에서는 2시간씩 하루 3번 정전이 발생하는 4단계 정전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정전이 일어나면 집에서 쓰는 냉장고, TV가 꺼질 뿐만 아니라 도로 신호등도 꺼져서 교통체증을 심화시킨다. 인터넷 연결도 순간적으로 끊어져 다시 연결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남아공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최근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는 30대 남성이 국내에서 중국인과 접촉해 양성반응을 보이는 등 첫 2차 감염 사례도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6일 남아공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0.7%에서 0.4%로 낮췄다. 이날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등 코로나 사태 차단 조치에 대한 반응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패닉에 가까운 대량 매도세가 휩쓸면서 남아공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 증시의 주요 지수도 1997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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