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두 이슬람 맹주국이 나란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증세에 휘청이고 있다. ‘시아파 중심국’인 이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하자 평년보다 배나 많은 수감자를 석방하면서 비상조치를 취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앞서 비슷한 조치를 취한 이란에 이어 종교 행사를 취소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보건부는 17일 이란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135명 증가해 988명이 됐으며, 확진자도 1178명 늘어난 1만6169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가 사흘 연속 100명 이상씩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이란은 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가조정위원회와 보건부 산하 국가과학위원회 등을 조직, 매일같이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감소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이란력으로 새해 연휴(3월 19일 시작)에 맞춰 수감자 약 8만5000명을 일시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매년 새해 연휴를 앞두고 모범수를 일시 석방하지만 올해 규모는 이례적이다. 사법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란이 코로나19 때문에 3주째 금요 대예배를 취소한 상황에서 사우디도 17일 이 같은 종교 행사 자제 분위기에 동참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성지 메카 대사원과 메디나 예언자 모스크를 제외한 모든 모스크에서 금요 대예배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모든 국제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던 사우디에서는 17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33명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터키, 쿠웨이트, 레바논, 이라크 최고성지 카르발라에서도 금요 대예배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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