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석 식당에 손님 7명 다녀가”
골목상권 대낮에도 셔터 내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우중충한 날씨 영향까지 겹쳐 평소보다 더 한산했다. 화장품·마스크팩·신발 판매점 등 가게 대부분은 할인 간판을 걸어놓고 영업 중이었지만, 정작 가게 안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는 곳이 태반이었다. 직원들의 표정은 날씨만큼이나 어두웠다.
안쪽 골목 가게 상황은 더 심각했다. 건물 전체 입주 가게가 한꺼번에 폐업한 곳도 있었다. 대낮인데도 손님이 없어 1층 가게가 줄줄이 문을 닫은 곳도 여럿이었다. 가게 직원들은 길거리까지 나와 사은품 등을 내걸고 호객을 했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는 행인이 많았다.
가게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해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팩 가게 점원 김지윤(29) 씨는 “주 고객층인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데다 코로나19로 손님 자체가 확연하게 감소했다”며 “하루종일 마스크팩을 하나도 못 판 날도 있다”고 했다. 신발 판매점 직원 김진우(26) 씨도 “가게에 있다 보면 손님이 있을 때보다 직원들끼리 있는 시간이 더 많다”며 “경기가 안 좋다 정도가 아니라 견디기 어려운 한계치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발(發) 불황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소상공인연합회 빅데이터센터가 지난 2월 9∼29일 기간 서울 중구 일대 인구 유동량(일별 시간당 상존인구를 합한 인구수)을 확인한 결과 9일 930만 명에서 29일 200만 명으로 78.5% 감소했다. 빅데이터센터는 전국적으로 같은 시기 인구 유동량이 70∼80%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고,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 매출의 80%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유동인구 감소와 기업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카페·음식점 등은 그야말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명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 씨는 “60석 정도 되는 가게인데 오늘 점심에 받은 손님이 3개 테이블, 7명”이라며 “한창 장사가 잘될 때는 홀 서빙 아르바이트생만 3명을 고용했는데 지금은 주방 아주머니를 빼면 아르바이트생을 쓸 여력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한 식당 업주 B 씨는 “2주 전부터 저녁 장사는 아예 접고 점심에만 영업하는데 이마저도 주변 기업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손님이 끊겼다”며 “인건비는커녕 월세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