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가 中企 죽이나”
등화관리업체, 항의시위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의 파장으로 공기업 영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왔던 중소업체들이 도산 및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해당 중소업체들은 “정부가 기업의 사업권은 물론, 인력까지 강탈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포퓰리즘 기반 위에서 ‘작은 정부’가 아닌 ‘큰 정부’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은 물론, 공기업의 몸집을 비대하게 만들어 향후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등화시설 유지관리 용역업체인 서광이 인천시 중구 공항로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앞에서 집회를 했다. 영업관계에서 ‘을(乙)’인 서광이 절대적으로 눈치를 봐야 하는 ‘갑(甲)’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문전에서 대놓고 항의성 시위에 나선 까닭은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서광은 지난 2000년부터 줄곧 20년 동안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를 환하게 밝히는 등화 업무를 외주로 받아 일해왔다. 하지만 최근 공사로부터 앞으로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물론 공사도 내켜서 하는 일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확대에 맞춰 숫자를 채우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직접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처지다.

서광 관계자는 “사업권을 빼앗아가는 것도 모자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00여 명에 달하는 기술인력도 빼앗아가려 한다”고 호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4월 1일부로 서광 측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인천공항시설관리주식회사로 고용할 예정이다. 공항공사 관련 외주 업무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는 총 60여 개며, 이 중 30여 개는 이미 고용 전환이 완료된 상태다.

용역업체들은 ‘중소업체 죽이기’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광 측은 “정부 시책에 부응한다는 논리로 중소기업을 탄압하는 꼴”이라며 “10원 한 푼 보상 없이 직원들을 빼가고, 사업권까지 박탈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서광의 인천국제공항 등화시설 관련 사업 규모는 전체 매출액 250억 원 중 33%인 83억 원에 달한다. 또 인천국제공항 특성상 등화시설 유지점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인 만큼 공기업 체제에서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서광 관계자는 “그동안 110명에 달하는 전기기사 자격을 갖춘 인력을 투입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관련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정책에 의해 서광의 업무는 정규직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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