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적 性강요해 동영상 촬영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
피해자만 74명… 수억대 챙겨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수십 명을 ‘알바 모집’으로 유인해 ‘성착취물’을 받아내고 이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판매해 억대의 수익을 올린 20대 남성의 치밀한 범죄수법이 드러났다. 해당 피의자에 대한 신원공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경찰도 신원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핵심 인물인 A(24) 씨는 SNS, 채팅앱 등에 ‘스폰 알바 모집’ 같은 글을 게시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얼굴이 나오는 나체 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찍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2019년 9월쯤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활동을 시작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에서 피해자들을 ‘노예’로 지칭하면서 성착취물 유포를 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돈을 벌기 위해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과 일정 금액의 암호화폐를 지급하면 입장이 가능한 3단계 유료 대화방을 운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대화방의 경우 20만∼30만 원의 입장료를 요구하고 2단계 70만 원, 3단계 15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같이 착취한 영상물 판매로 억대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또 A 씨는 유료 회원들도 성착취물 유포 공범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들에게 신분증이나 박사방 회원임을 인증하는 새끼손가락 표시를 한 얼굴 사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요구에 응해 A 씨에게 신분증이나 사진을 보낸 회원들은 A 씨에게 약점이 잡혀 범행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모집한 구청 근무 공익요원들을 통해 피해 여성들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캐내고, 이를 협박 수단으로 사용했다. A 씨는 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을 일명 ‘직원’으로 지칭하면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자금세탁,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의 임무를 맡기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도록 텔레그램으로만 범행을 지시하며 공범들과도 일절 접촉하지 않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실제로 공범 중에 ‘박사’를 직접 보거나 신상을 아는 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박사방 피해자만 총 7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찰은 25명의 피해자 조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나머지 피해자도 확인을 시도하고 있다. 피해자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 등 현재까지 검거된 14명 외에 박사방에 유료 회원으로 참여했던 회원들까지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박사방에 참여한 유료 회원 수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개설과 폐쇄를 반복한 박사방 참여자는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1만여 명에 이를 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로부터 확보한 자료와 사이버 수사 기법을 동원해 유료 회원을 전부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 씨의 신상이 공개될지 여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20일 오전 10시 현재 23만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거센 점을 감안해 조만간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실명과 얼굴 공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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