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야, 몸 젖은 거 봐라, 눈밭을 뒹굴다 왔구나야.” “….”
“고뿔 걸리면 약도 없슨게, 어여 이리와 몸 좀 노게.” “….”
강원도에서 산이 깊어 가장 봄이 늦게 찾아온다는 정선군 남면 광덕리.
봄이 오는 길목에 겨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산이 높아 앞산과 뒷산을 이어 빨랫줄을 건다는 두메산골
외딴 농가에 정겨운 풍경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가마솥에 불을 지피던 할머니는 천방지축 눈밭에서 뛰놀던 덕구를 불 가까이 오게 합니다.
할머니의 말에 아무 말 없는 덕구지만 따듯한 시선과 손길에 숨결이 부드러워집니다.
아름다움은 모두 과거에 존재한다고 하지요. 덕구와 할머니의 평화로운 모습에 가난하고 힘들었던
유년의 기억이 미소 지으며 다가옵니다. 서울의 좁은 단칸방에서 함께 지낼 수 없어
겨우내 동생과 시골로 보내졌습니다. TV도 없던 시골이라 온몸에 김이 펄펄 날 정도로 동구 밖을 쏘다니다 돌아오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할머니는 손자들을 불 가까이 오게 하셨습니다.
“아이고 우리 강아지들, 감기 들라 어서 와.”
사람이 사람을 피하게 만드는 시대를 살면서 오랜전 별이 된 할머니의 그 따뜻한 시선과 손길이
더욱 그리워지는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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