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서둘러야’요청… 美,수용
李 “계약체결 즉시 달러 공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주 초 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취했다. 한국 외환시장 사정이 너무 안 좋으니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서둘러 달라고 부탁했고, 파월 의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19일 오후 10시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는 이 총재의 마지막 설득 작업 직후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달 22∼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파월 의장과 단독으로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통화스와프 체결 국가 발표 시 한국을 꼭 포함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와 파월 의장은 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 중앙은행 총재회의 때문에 두 달에 한 번꼴로 보는 사이다. 그만큼 각별하다는 의미다.
특히 BIS 이사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이 총재에게 “제롬으로 불러달라(Call me Jerome)”며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의 모든 국가가 Fed에 통화스와프 요청을 했을 것”이라며 “한·미 간 외교 현안이 많은 시기에 이 총재와 파월 의장의 돈독한 관계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서가 작성되면 곧바로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 부족 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달러화 공급이 아주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스와프 계약은 달러화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라며 “금융위기로 가는 것은 또 다른 상황이고 Fed는 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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