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20일 개장 초반에 주가는 일단 반등하고 환율은 하락했다. 물론 이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금융시장 요동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19일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50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과 함께 자영업·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 지원책은 실종 상태이거나 생색내기용 수준에 그쳐 우려를 낳게 한다.

이미 정유·항공·철강·해운 등의 기간산업은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 항공업계는 150개국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면서 항공기 90%의 발이 묶여 올 상반기 6조 원 이상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 정유업계 역시 코로나 사태에 국제원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 역마진까지 겹쳐 S&P가 기업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지경이다. 완성차업계의 도미노 셧다운 등 글로벌 수요 급감 충격을 가장 직접 받는 철강업계도 심각하다. “기업이 무너져 내린다”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린다. 정부가 내놓은 항공업계 지원책은 저비용 항공사에 3000억 원 대출, 공항 착륙료 20% 할인이 전부다. 항공사 줄도산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항공산업에 500억 달러(약 64조 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정유업계는 한시적으로 원유에 붙는 관세를 폐지하고 석유수입부과금 요율이라도 내려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이런 산업에 대한 지원책은 아직 기미도 없다.

중소상인과 취약 계층에 대한 응급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고용이 많고 전·후방 연쇄 파장이 큰 기간산업 붕괴를 막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온다. 전직 미 연준 의장들인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이 18일 “회사채 매입까지 연준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기업 붕괴가 몰고 올 재앙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생사 고비에 놓인 기업들이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가 지급을 보증해주고, 자금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실질적 효과가 있는 구난(救難) 대책이 화급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겪었듯 주요 기업이 연쇄 도산하면 소속 근로자와 협력 중소기업도 함께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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