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실패 책임 의료진에 전가”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5일까지 경기 성남시의 분당제생병원 형사 고발과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요양병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계획 등을 정부가 철회하지 않으면 민간 병원의 선별진료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구·경북 등에서 자원봉사 중인 의사에게도 철수토록 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문을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중반까지 분당제생병원에 대한 형사 고발과 감염관리 수칙을 지키지 않은 요양병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계획 등을 철회하고 조치에 대해 사과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성남시와 질본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문을 발표한 뒤 곧장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오류가 발생한 영남대병원도 그렇고 분당제생병원도 그렇고 실수나 과오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고의로 저지른 부분은 전혀 없다”며 “그런데 마치 명단 누락 등이 의도적인 것처럼 책임을 물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금 과오나 실수 등 책임을 묻는다면 중국발 입국 제한을 초기에 하지 않는 등 총체적 방역 실패를 한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수요일 정도까지 각종 조치에 대한 분명한 철회와 사과가 없다면 민간의료기관의 선별진료소 운영 중단을 추진하고, 지역의사회와 협의해 대구·경북에 자원봉사 중인 다수 의사의 전면 철수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보고 온갖 위험을 무릅쓰며 사투를 벌이는 의사와 의료진에 대해 고발 조치까지 운운한다면 누가 진료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외부인 출입 제한 △간병인 등 종사자에 대한 발열 등 증상 여부 확인과 기록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을 골자로 한 요양병원 관리감독 강화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경기도는 “분당제생병원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확산을 두고 확진자 접촉 명단을 고의로 누락해 혼선과 피해를 유발했다”며 병원 측을 고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형사 고발은 과하다는 게 의료계 분위기다. 대구 17세 고교생 사망과 관련해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영남대병원의 코로나 검사 오류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대구시의사회에서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검체 검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오류를 국민은 잘 이해하기 어려운데 현실을 무시한 채 대학병원 잘못으로 사태를 몰아갔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4월 25일로 예정된 정기대의원총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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