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게시판 제안, 동참 끌어내
18일간 걷혀 재해구호協 전달
“개강을 앞두고 미용실 가려고 아껴둔 용돈인데,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더 필요하다 싶어 선뜻 기부했죠.”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흔(25·사진) 씨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모았다. 개강을 미루고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는 김 씨는 어차피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친구들에게 남는 용돈을 기부하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27일부터 18일간 걷힌 1406만 원의 성금을 김 씨는 지난 16일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에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적은 돈이지만 보탠다”는 익명의 친구들 사연도 함께 전했다.
“외가가 있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라도 돕고 싶었어요. 하지만 집 밖에 절대 나가지 말라는 외할머니의 간곡한 당부에 용돈만이라도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정작 김 씨도 방학내 했던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잃어 용돈이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는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혼자 기부하기가 쑥스러워 학교 온라인 게시판인 ‘인하광장’에 같이 성금을 낼 친구를 찾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글을 게재한 첫날에만 100여 명에 가까운 학우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 씨는 더 많은 학우가 참여할 수 있도록 SNS 카카오 오픈 채팅방에 ‘인하대 코로나19 기부모금방’을 만들어 실시간 모금액을 공개했다.
“처음 익명 게시판에서는 선의의 뜻을 왜곡하는 악성 댓글도 많았어요. 하지만 실명으로 참여한 모금방에서는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는지 아이디어도 내고, 서로를 격려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힘이 됐어요.” 김 씨는 처음 2∼3일 정도만 할 예정이던 모금을 3차까지 기간을 연장해 18일간 모금한 성금 봉투에 ‘인하대학생 일동’이란 이름을 적었다. 김 씨가 전한 성금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감염의 위험과 싸우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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